김대중-오부치 ‘한일파트너십 공동선언’ 20주년 행사 도쿄서 열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26일 17시 11분


코멘트
“한국과 일본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1998년 10월 당시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과 일본의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총리가 채택한 ‘한일파트너십 공동선언’ 2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26일 도쿄 와세다대에서 열렸다.

행사는 연세대 김대중 도서관과 와세다대 지역간 연구기구의 공동주최로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전망’이란 주제 아래 학술심포지엄과 문화행사를 곁들여 진행됐다. 한국 외교부, 일본 외무성, 한일의원연맹, 한국콘텐츠진흥원, 아사히신문사, 동북아역사재단 등이 후원했다.

20년 전 채택된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은 △오부치 총리가 과거사에 대한 반성과 사죄를 하고 △김대중 대통령이 이 같은 사죄를 받아들이고 △이를 토대로 양국이 미래지향적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표명한 정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또 한국에서 일본 문화를 개방한다는 방침이 포함돼 이후 양국간 교류가 증진되는 계기도 됐다.

이날 심포지엄 개회식에서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더불어민주당 강창일 의원은 같은 당 오영훈 의원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에는) 과거와 미래 사이에서 어떻게 한일 양국관계를 발전시켜 나갈지에 대한 지혜와 비전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수훈 주일 한국대사는 축사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계 구축을 위한 한일간 긴밀한 소통과 협력은 지속될 것”이라며 “일본 정부가 조속히 북한과의 대화에 나설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은 기념사에서 “당시 오부치 총리도 한일관계 발전을 위해 큰 결단을 했지만, 김대중 대통령도 많은 반대와 우려를 무릅쓰고 막혀있던 일본 대중문화의 한국 상륙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양국 문화교류의 획기적 발전을 이루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의 한일관계는 1998년의 선언을 살려 나가지 못하고 오히려 크게 퇴보한 상태”라며 “이제는 양국이 동북아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내는 일에 손잡고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과 새로운 한일관계 전망, 한일 문화교류의 성과와 주제 등 2개의 세션으로 나눠 진행된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강상중 도쿄대 명예교수, 아사쿠라 도시오(朝倉敏夫) 리츠메이칸(立命館) 대 교수 등의 발표가 있었다.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얻은 한국 드라마 ‘겨울연가’ 주제곡을 부른 류(Ryu)가 등장하는 문화행사도 곁들여졌다.

올해 한일 정부는 각기 발족한 민간전문가 워킹그룹이 정리하는 제언을 참고해 새로운 공동선언을 작성해 발표할 예정이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