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중구 장충동 그랜드앰배서더호텔에서 만난 엘레나 쿤투라 그리스 관광장관(56)은 관광산업에 대해 이렇게 정의했다. 한국에서 열린 제7차 세계관광기구(UNWTO) 세계도시관광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을 찾은 그는 “여행 감수성이 뛰어난 한국을 그리스의 새 고객으로 모셔오고자 한다”며 웃어보였다.
쿤투라 장관은 “한국은 나에게 있어 특별한 나라”라며 애정을 표시했다. 6·25전쟁에 참전했던 아버지는 그가 어릴 때부터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 주셨다. 그는 “한국에 다시 가 보는 게 꿈이라던 아버지는 2010년 한국 정부의 참전용사 초청 당시 방한하고 2년 뒤 돌아가셨다”며 “그때 처음 아버지를 따라 한국에 온 후 이번이 4번째 방한”이라고 말했다.
2010년 경제위기로 구제금융 체제에 돌입했던 그리스는 올해 8월 마침내 여기서 공식 졸업했다. 이에 크게 기여한 것이 관광 산업이다. 지난해 그리스를 찾은 관광객은 역대 최다인 3000만 명이었다. 그리스 인구의 3배가 넘는 수다. 올해 목표는 3200만 명이지만 이미 이를 돌파했다.
쿤투라 장관은 “그리스와는 배경이 다르지만 한국 역시 중국과의 관계 악화 등으로 경제적 타격을 입은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한국 관광에 제안한 위기 극복 방안은 ‘시장 다변화’다.
그는 “그리스는 2015년 국가 여행 정책을 1순위 과제로 세워 타깃 시장에 따라 다양한 테마 상품을 만들었다”고 했다. 정교회 신자가 많은 러시아 고객을 위해서는 종교 여행을, 미국 시장에는 크루즈 여행을, 스칸디나비아 관광객을 겨냥해서는 온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쿤투라 장관은 “멋진 사진을 찍는 것과 그리스의 신화에 관심이 많은 한국 시장에는 역사 탐방 및 출사 프로그램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쿤투라 장관은 인터뷰용 사진 촬영 도중 능숙하게 포즈를 취했다. 그는 1990년 CNN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델 10인’에 들었던 유명 모델 출신이다. 모델 이전에는 국가대표 육상선수로 활동하기도 했다. 쿤투라 장관은 “관광은 해외 손님에게 내보이는 첫인상”이라며 “세계를 무대로 활동했던 내 경험으로 전 세계에 그리스를 알리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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