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전쟁에 글로벌 기업들, “생산기지 脫중국”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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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현장]관세폭탄 피하려 공장 이전… 동남아 ‘中 대체지’ 반사이익

일본 전자·전기회사 미쓰비시 일렉트릭은 중국 다롄(大連)에서 운영하던 미국 수출용 생산공장을 일본 나고야로 옮기는 작업을 7월부터 시작했다. 이 회사의 중국 공장 생산품 상당 부분은 미국으로 수출해 왔다. 미쓰비시 측은 갈수록 거세지는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추가 관세를 피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3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본격화된 미중 간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빚어진 결과다. 2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LG전자와 SK하이닉스, 일본 건설기계회사 고마쓰, 대만 전자기업 콤팔 등 중국에 진출한 다른 기업들도 중국 밖으로 생산기지 이전을 검토하는 중이다.

일각에서는 중국 내 임금이 오르면서 생산시설 이전을 고려했던 기업들이 무역전쟁 리스크까지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 되자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의 저임금 지역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의류 제조업체의 상당수는 이미 미중 간 무역갈등이 빚어지기 전부터 동남아 지역으로 옮겨간 상태다. 24일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중국 공장 노동자의 평균 임금은 연간 약 1만 달러(약 1112만 원)인 데 비해 캄보디아 의류업체의 최저임금은 5분의 1 수준이다. 동남아 지역은 중국의 대체지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중 미국상공회의소가 이달 초 중국에 법인을 둔 430여 개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약 3분의 1(35.4%)은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생산기지 이전을 계획하고 있고, 이들 중 절반 이상이 중국 대체지로 동남아 지역을 염두에 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런 흐름에도 불구하고 인프라와 기술력 등의 문제로 기업들이 선뜻 중국을 떠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뉴욕타임스는 “중국은 청바지 지퍼부터 스마트폰 등 소비재에 들어가는 많은 재료를 만들거나 처리한다. 중국을 떠나기는 쉽지 않다”고 전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무역전쟁#글로벌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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