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압력 고조와 러시아 대선 개입 물타기 의도도 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명확한 근거도 제시하지 못한 채 중국이 미국의 중간선거에 개입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은 대중 압력을 더욱 높이려는 신호탄이라고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유엔총회에 참석, “중국이 미국의 중간선거에 개입하고 있다”며 “더 이상 시진핑 주석은 나의 친구가 아니다”고 말했다.
◇ 트럼프가 제시한 이유 논리 빈약 : 트럼프 대통령은 두 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에 관세를 부과함으로서 공화당의 주요 지지기반을 흔들고 있고, 지역 신문에 반공화당 광고를 게재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이유는 논리가 부족하다고 WSJ 등 미국 언론도 인정하고 있다.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에 관세를 부과해 공화당 지지기반을 흔들고 있다는 주장은 미국이 먼저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했기 때문에 중국이 미국산 농산품에 보복관세를 매겼을 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이 신문에 광고를 하는 방법으로 자신과 공화당을 깎아 내리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그가 언급한 광고 내용은 시진핑 주석이 중국의 농업을 선진화하기 위해 농업주인 아이오아주에서 농업 경영에 관한 공부를 한 적이 있다는 내용이다.
◇ 중국이 아니라 미국이 내정 간섭 :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이와 관련 “중국은 미국의 중간선거에 개입한 사실이 없다”며 증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중국은 외국의 선거에 개입한 적도, 앞으로 개입할 의도도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일축했다.
중국의 누리꾼들도 미국은 틈만 나면 중국의 민주화를 요구하는 등 중국이 아니라 미국이 내정에 간섭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전방위 대중압력 높이기 위한 사전포석 : WSJ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주장은 논리가 부족하다고 인정한 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중국에 대한 압력을 더욱 높이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로이터 통신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무역분야 뿐만 아니라 전방위적으로 대중 압력을 높이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대표적인 대중 매파인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무역분쟁 이외에도 사이버 분야, 대만 문제, 남중국해 문제 등 미중 대치의 전선을 확대하려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로이터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앞으로 수 주 내에 다양한 전선에서 중국을 공격하는 조치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 러시아 대선 개입 물타기 의도도 : 로이터는 또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의 미국 선거 개입을 물타기 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미국 사법부는 러시아의 2016년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이며, 트럼프 대통령에 불리한 증언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언급한 것은 러시아가 아니라 중국이 진정한 미국의 주적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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