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한창인데 KFC ‘힘내라 중국’ 광고,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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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9월 28일 12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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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갈무리
NYT 갈무리
미중 무역전쟁이 한창인데, 미국의 대표적인 치킨 프랜차이즈인 KFC가 중국에서 ‘힘내라 중국’ 광고 시리즈를 시작했다고 미국의 뉴욕타임스(NY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KFC는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아 준비한 광고에서 40년 전 시골에 불과했던 중국이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했다며 ‘자요우중궈(加油中國, 힘내라 중국)’이라는 광고를 제작, CCTV를 통해 방영하고 있다.

2분짜리 광고는 2명의 중국 유명인사가 가로에 자전거와 대나무가 즐비한 거북이 열차를 타고 가다 갑자기 고속열차로 바꿔 타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메인 경기장에 들어가는 내용이다.

베이징 올림픽 메인 경기장 주변에서 대중가요 콘서트에 열광하는 젊은이들이 KFC 치킨을 술잔 삼아 건배하는 장면을 삽입했다.

44세의 유명 배우인 황보는 “40년 만에 이렇게 변하는 것이 가능한 가요?”라고 말하고, 클로징 멘트는 “개혁개방 40주년에 경의를 표하며, 힘내라 중국”으로 장식했다.

KFC는 또 개혁개방 4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메뉴를 내놓았다. 특별 메뉴는 3개의 치킨 너깃, 두 개의 날개, 두 개의 버거, 세 개의 음료수, 팝콘 등으로 구성된다. 가격은 14.80달러(1만6500원).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이 정치를 소재로 광고를 하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라고 NYT는 소개했다.

KFC가 이 같은 파격적인 광고를 하고 있는 것은 아직까지 중국에서 KFC에 대한 불매운동 조짐이 없기 때문이며, 이에 대한 감사의 표현으로 보인다고 NYT는 분석했다.

이 광고에 대한 반응도 좋다. 올해 51세의 궈유홍은 “옛날이 생각난다”며 “옛날에는 KFC 치킨을 먹는 것이 아주 고급스런 사치였다”고 회상했다.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은 중국 소비자들의 정서에 극히 민감하다. 자칫하면 바로 불매운동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과의 갈등이 고조될 때 KFC 같은 소비 브랜드는 불매운동의 첫 번째 표적이다.

실제 스타벅스의 경우, 10년전 베이징 자금성에 있는 스타벅스 분점을 철수해야 했다. 중국 문화의 상징에 미국 문화의 상징인 스타벅스가 자리하는 것은 좋지 못하다는 여론에 밀렸기 때문이다.

1987년에 중국에 진출한 KFC는 미국 브랜드 중 중국에서 가장 성공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중국인의 입맛에 맞은 메뉴를 끊임없이 개발해 중국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실제 KFC가 제공하는 아침 콤보는 중국인들이 가장 즐겨하는 아침 식사가 됐다. KFC는 현재 중국 1000개 도시에 5000여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미국보다 더 많은 숫자다. KFC는 완전히 중국화된 것이다.

KFC의 이번 광고가 대박을 칠지 아니면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지 중국 내외에서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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