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초법적 살인 혐의 인정?…“내 유일한 죄”

  • 뉴시스
  • 입력 2018년 9월 28일 16시 32분


‘마약과의 전쟁’을 명목으로 강력한 마약 단속을 진행 중인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내 유일한 죄는 초법적 살인”이라고 말해 파장이 예상된다.

28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필리핀 대통령궁에서 비판세력을 향해 “내가 뭘 잘못했냐. 내가 페소 하나라도 훔치기를 했냐”며 “내 유일한 잘못은 초법적 살인을 저지른 것”이라고 연설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 중 발생한 초법적 살인의 책임을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꾸준히 마약 단속 과정에서 초법적 살인이 발생했다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정부의 소행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번 발언은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진행 중인 두테르테 대통령의 초법적 살인 혐의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ICC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지난 2년 임기 및 다바오 시장 재직 중 마약 단속 명목으로 반인도적인 살인을 지시하고 감독한 것을 보고 관련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에 반발해 ICC에서 탈퇴하겠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필리핀 정부 통계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후 마약 판매상 및 중독자 4500여명이 경찰의 합법적인 단속 과정에서 사망했다.

그러나 ICC에 제출된 민간 보고서에 따르면 사망자 수는 8000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인권단체는 사망자 수를 1만2000명 이상으로 보고 있다.

휴먼라이츠워치의 브래드 애덤스 아시아 담당 이사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대통령의 범죄 가능성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해리 로크 대통령 대변인은 그러나 28일 오전 “대통령의 발언은 장난스러운 것이었다”며 “문자 그대로 받아 들여서는 안 된다”고 해명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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