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 의원들, 트럼프 ‘김정은 사랑’ 발언 비판

“독특한 형태의 사랑…비핵화 도움 안 돼” 비판
공화당, 비판하면서도 “행동에 집중해야” 옹호

미국 민주당 의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김정은과 사랑에 빠졌다’는 발언을 잇따라 비판하고 나섰다.

3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 밥 메넨데즈 민주당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세상에. 어떻게 독재자와 사랑에 빠질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열린 중간선거 공화당 지원 유세 연설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보낸 친서를 언급하며 “우린 사랑에 빠졌다. 그는 정말로 아름답고 훌륭한 편지들을 내게 써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메넨데즈 의원은 “어떻게 국민을 굶주리게 하는 사람과 사랑에 빠지고, 핵무기로 세계를 위협하는 사람과 사랑에 빠지는지 모르겠다”면서 “매우 독특한 형태의 사랑”이라고 비판했다.

메넨데즈 의원은 “이러한 수사학(적인 발언)보다 상호 간에 합의된 비핵화의 정의 등을 추진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비핵화 협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크리스 머피 민주당 의원은 “아마 트럼프 대통령이 농담한 것 같다”면서 “그러나 의도적으로 수백만명을 굶주리고 죽게 한 독재자와 사랑에 빠졌다고 말하는 것은 북한 주민들에게 차갑고 무자비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상원 군사위 소속 잭 리드 민주당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김정은의 잘못된 행동을 정당화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일부 비판하면서도 ‘말이 아닌 실질적인 부분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원 군사위 소속 마이크 라운즈 의원은 “나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에 집중하려고 한다”며 “내 생각에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고 전쟁이 아닌 외교 관계를 시작하려고 노력한다는 사실을 의미한 것”이라고 말했다.

VOA는 라운즈 의원이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개인적 호감을 강조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비핵화 협상에 도움이 될지는 시간이 지나 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팻 투미 의원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면서 “나는 북한과 관련해 진전이 있는지 없는지 같은 실질적인 부분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코리 가드너 상원 외교위 동아시아·태평양소위원장은 북미관계가 악화될 때를 대비 “트럼프 대통령이 혼전 계약서를 작성했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