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개각 단행으로 2일 발족한 ‘4차 아베 내각’이 출발부터 불안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 긴급여론조사(2~3일) 결과에 따르면 아베 내각 지지율은 50%로 한 달 전보다 5%포인트 하락했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42%로 3%포인트 상승했다. 이 신문 여론조사에서 개각과 당직 개편 후 지지율이 떨어진 것은 1, 2차 아베 정권을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개각으로 평균 5% 정도 지지율이 상승하는 등 정권 부양효과가 컸다.
이번에 입각한 인물들에 대해서는 ‘긍정 평가’가 28%, ‘평가하지 않는다’는 44%였다. 평가하지 않는다는 이유로는 ‘파벌 의향에 얽매였다’가 26%, ‘젊은 인물의 등용이 이뤄지지 않았다’가 17%로 이어졌다. 이는 이번 개각이 지난달 자민당 총재선거에서의 기여도에 따라 각 파벌에 ‘논공행상’ 식으로 자리를 배분한 성격이 강하다는 지적이다. 19명의 각료 중 12명이 ‘입각대기조’라 불리던 원로급 신인으로 채워졌다. 야권에서는 ‘폐점세일 내각’, ‘재고정리 내각’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여기에 시바야마 마사히코(柴山昌彦) 신임 문부과학상이 취임 첫날부터 “메이지 시대 교육칙어를 현대적으로 가르치는 것은 검토할 가치가 있다”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등 출범 직후부터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자민당 인사에서는 2년 전 불법 정치자금 수수 문제로 자진 사퇴했던 아마리 아키라(甘利明)를 선거대책위원장으로, 1년 전 국회에서의 거짓증언으로 방위상 직을 사퇴한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를 수석부간사장으로 앉히는 등 문제아성 최측근들이 기용된 것도 여론악화로 이어졌다.
요미우리신문이 같은 시기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도 개각에 대해 ‘긍정 평가’(38%)보다 ‘그렇지 않다’(45%)가 우세했다. 특히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을 유임한 데 대해 57%가 ‘평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불거진 모리토모(森友)·가케(加計)학원 스캔들에 관련이 깊은 재무성의 총책임자다. 이 조사에서는 내각 지지율은 50%로, 지난달(21~23일) 조사 결과와 같았다.
조사에서 국민이 아베 총리에게 기대하는 정책으로는 ‘사회보장 충실화’(41%)가 가장 많이 꼽혔다. 반면 아베 총리가 강조하는 개헌은 13%를 얻는 데 그쳤다. 아베 총리는 자민당 인사를 통해 개헌을 추진할 완벽한 진용을 갖추고 10월 임시국회에 당 개헌안을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누차 강조하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