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등 중국 최고지도부의 가족들이 홍콩에 고급주택을 비롯해 다량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0일 홍콩 빈과일보는 시 주석의 큰 누나인 치차오차오(齊橋橋·어머니 성을 따름)와 조카 장옌난(張燕南·치차오차오의 딸)은 1990년대부터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부동산에 투자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신문은 또 “시 주석 일가가 매입한 부동산 중 가장 가치가 높은 것은 리펄스베이에 위치해 있던 4층짜리 단독주택”이라면서 “지난 2009년 1억5000만 홍콩달러(약 217억원)에 사들인 이 주택은 현재 시가가 3억 홍콩달러(약 434억원)를 넘었다”고 전했다.
이어 신문은 이들 8채의 부동산의 시가를 모두 합치면 총 6억4400만 홍콩달러(약 931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치차오차오와 장옌난 일가는 한때 홍콩에 거주했다가 현재 호주로 이주했지만 시 주석 일가는 지금도 홍콩에 올 때마다 이 별장을 이용한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시 주석 일가는 부동산을 매입할 때 여러명의 다른 중계인을 찾는 등 매우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였고, 2003~2009년에는 특히 더 비밀스럽게 매입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이 국가주석으로 취임해 부패척결을 시작한 2013년에 시 주석의 누나는 1991년에 매입했던 부동산을 처분하고 가명으로 다른 부동산을 사들였다고 부연했다.
신문은 시 주석의 월급은 1만여 위안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영향력이 가족들에게 막대한 부를 가져다 줬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신문은 ‘홍색귀족(혁명 원로 등 정계 최고 인사의 자손)’들의 홍콩 부동산 투자는 시 주석 일가에 그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신문에 따르면 현 권력서열 3위인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의 딸 리첸신(栗潛心)도 지난 2013년 1억1000만 홍콩달러를 주고 홍콩 스탠리베이에 있는 한 고급 단독주택을 사들여 현재 남편과 함께 살고 있다.
권력서열 4위인 왕양 정치국 상무위원 겸 전국정치협상회의(전국정협) 주석의 딸 왕시사(汪溪沙) 역시 지난 2010년 4월과 8월 홍콩에서 각각 1563만 홍콩달러, 2045만 홍콩달러에 달하는 주택 2채를 사들였다가 2012년 한 채는 처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222만 홍콩달러의 시세차익을 얻었다.
이밖에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의 조카, 장가오리(張高麗) 전 상무부총리의 딸, 자칭린(賈慶林) 전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손녀 등도 홍콩 부동산 매입을 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시 주석 친인척 중 다른 사람은 문제 될 정도의 큰 재산이 없지만 누나 치차오차오와 그 가족은 막대한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외신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시 주석에게 적지 않은 정치적 압박이 돼 왔다.
치차오차오와 그 남편은 중국 안팎에서 부동산과 주식에 투자해면서 막강한 부를 축적했고, 2014년에는 조세회피처에 유령회사를 세워 거액을 빼돌렸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