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미국의 중간선거(11월 6일) 이후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 회담 개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조기 회담 개최 가능성을 일축한 것. 비핵화 협상이 장기전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정부가 바라던 연내 종전선언은 이전보다 가능성이 낮아지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 시간) 아이오와주에서 열리는 중간선거 지원 유세를 위해 전용기로 이동하던 도중 기자들과 만나 “(북-미 정상회담은) 중간선거 이후가 될 것이다. 선거 유세 일정으로 너무 바빠 정상회담을 조율할 수 없다. 지금은 떠날 수 없다(I just can‘t leave now)”고 말했다.
김정은은 7일 방북한 폼페이오 장관을 통해 가급적 중간선거 전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소식통은 “북한은 (정상회담을) 빨리 한다면 장소에 개의치 않는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시기를 ‘중간선거 이후’로 못 박으면서 “(비핵화를 위해) 시간 싸움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장소에 대해선 “싱가포르는 아니다. 서너 곳을 놓고 얘기하고 있다”며 미국과 북한이 아닌 제3국 개최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결국에는 미국 땅에서, 그리고 그들의 땅에서 많은 회담을 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북-미를 오가는 ‘셔틀외교’ 가능성을 열어 놨다. 자신이 갖고 있는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를 고려하느냐는 질문엔 “김 위원장은 아마도 좋아할 것이고, 나도 좋다”면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제재를 해제하지 않았다”며 “제재를 해제하고 싶지만 그러려면 우리는 뭔가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북한과의 회담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면서 정부가 구상하던 비핵화 로드맵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청와대는 10월 북-미 정상회담에 이어 12월 김정은의 서울 답방 전 남북미 종전선언 채택을 구상해 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