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정적자가 최근 6년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해온 법인세 인하 등 감세 정책이 재정적자를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믹 멀배니 백악관 예산국장은 15일(현지 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2018 회계연도(지난해 10월~올해 9월) 미국 연방 재정적자는 7790억 달러(약 878조9000억 원)라고 밝혔다. 이는 직전 회계연도(6654억 달러)보다 17% 증가한 것으로 재정적자가 1조870억 달러를 기록했던 2012년 후로 가장 많은 액수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재정적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7 회계연도의 3.5%에서 3.9%로 높아졌다.
올해 연방 재정수입은 3조3000억 달러(약 3719조1000억 원)로 전년 대비 0.4% 증가에 그쳤다. 반면 재정지출은 4조1000억 달러(약 4620조7000억 원)로 전년 대비 3.2% 늘었다. 국방비 급증이 지출 증가를 이끌었고 저소득층 대상 의료서비스와 사회보장, 재난구호 등에 대한 지출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60년대 이후 가장 낮은 실업률을 자랑하는 경제 호황 속에서도 미국 정부의 막대한 적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법인세수 감소 등을 근거로 “내년부터 재정적자가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언론들은 특히 재정적자를 키운 주된 원인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정책을 꼽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법인세율을 최고 35%에서 21%로 낮추는 등 10년간 1조5000억 달러(약 1689조7500억 원) 감세를 골자로 하는 세제개편 법안에 서명했다. 당시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은 감세 조치가 경제 성장으로 이어져 더 많은 세수를 창출함으로써 법인세와 개인 소득세율 인하의 영향을 상쇄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에도 트럼프 행정부는 “경제 호황이 재정수입을 증가시킬 것”이라며 재정적자의 원인을 감세가 아닌 재정지출 증가에서 찾았다. 이날 멀배니 국장은 성명에서 “이런 재정 상황은 무책임하고 불필요한 지출이 가져온 비참한 결과를 의회에 경고하는 것”이라며 의회에 책임을 돌리는 듯한 발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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