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대학서 젠더 연구 금지…“과학 아닌 이데올로기”

  • 뉴스1
  • 입력 2018년 10월 18일 09시 17분


13일부로 젠더 연구 과정 신규 등록 금지
“대학 독립성 제한·반대 집단 견제” 비판

헝가리가 대학에서의 젠더(gender·성) 연구를 금지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폭스뉴스가 보도했다.

유럽의 도널드 트럼프라고 불리는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지난 13일부로 젠더 연구와 관련된 석사 과정 지원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령에 서명했다. 해당 과정에 새롭게 등록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헝가리 정부는 젠더 연구를 ‘과학이 아닌 이데올로기’라고 규정하면서 “적은 등록 인원으로 국민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 이 분야 연구에 공공 자금을 사용하기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좌파 진영에서는 ‘민주 사회에서 전례 없는 학문 금지’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헝가리에서 젠더 연구 과정을 제공하는 두 개 대학 중 한 곳인 중앙유럽대학교(CEU)는 성명을 통해 이 법령이 “헝가리 학계와 민주적인 정책 입안자들한테 엄청난 손실”이라고 지적했다.

에바 포더 CEU 사회과학·인문학 선임연구원은 폭스뉴스에 “끔찍하고 전례 없는 법령”이라며 “젠더 연구의 학문적 이점을 믿든 안 믿든 간에 이는 정당한 연구 분야다. 학문의 자유를 침해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포더는 CEU 젠더 연구 과정은 다른 나라와도 협력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라고 덧붙였다. 2년 과정의 CEU 젠더 석사 과정에는 매년 20명가량의 학생이 입학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현지 비평가들은 오르반 총리의 새 법령을 대학 독립성을 제한하고 정부의 보수적 정책에 반대하는 정치 집단을 견제하려는 공격으로 해석했다.

100여개국 유학생이 등록하고 미국과의 공동 과정을 제공하는 CEU는 오르반 총리에게 적대적인 ‘진보주의의 보루’로 여겨지는 곳이다.

CEU를 설립한 헝가리계 미국인 부호 조지 소로스는 오르반 총리 반대 편에 서 있으며, 반(反)난민 정책을 앞세우는 오르반 총리는 지난 총선 내내 ‘소로스가 헝가리에 난민을 유입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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