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이 확실시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사건 용의자들의 상당수는 사우디 왕실과 관련됐거나 군인 등 공무원으로 추정된다. 이들 중 1명은 사건 후 귀국해 의문의 교통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 언론 데일리사바와 워싱턴포스트는 전화번호 식별앱과 페이스북 페이지, 언론보도 등을 종합해 카슈끄지 살해 용의자 15명의 신변을 18일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카슈끄지 시신을 분해한 인물로 추정되는 살라 무함마드 알 투바이기(47)는 사우디 내무부 법의학 최고책임자다. 그의 SNS에도 이같은 내용이 기록돼 있다. 투바이기는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카슈끄지의 시신을 분해하며 헤드폰을 사용해 음악을 듣고, 다른 대원들에게도 이를 권유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마슈알 사아드 M. 알보스타니(31)는 동명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사우디 공군 중위로 기재돼 있었다. 터키 언론 예니 샤팍에 따르면 알보스타니는 최근 의문의 교통사고로 사망했으며, 정확한 사고 시각과 장소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알보스타니의 페이스북 페이지는 최근 삭제됐다.
마헤르 압둘아지즈 M. 무트레브(47)는 2007년 작성된 영국 문서에 런던에서 외교관으로 활동한 기록이 남아 있다. 또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프랑스, 스페인, 미국 방문 당시 무트레브와 비슷한 인상착의의 인물이 왕세자를 수행하는 사진들이 남아 있다.
칼리드 아에드 G. 알오타이비(30)는 미국 출입국 기록이 남아 있는데, 방미 시기가 사우디 왕실 구성원들이 방미한 날짜와 겹쳤다. 중동 전화번호 식별앱 조회 결과 왕실경비대 소속으로 추정된다.
무함마드 사아드 H. 알자흐라니(30)도 전화번호 식별앱에 왕실경비대 소속으로 등록돼 있다. 데일리사바는 알자흐라니가 왕실경비대 여권을 사용해 터키에 드나들었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용의자 파흐드 샤비브 A. 알바라위(33), 압둘아지즈 무함마드 M. 알하우사위(31)의 이름도 전화번호 식별앱에 왕실경비대 소속으로 등록돼 있다.
만수르 오트만 M. 아바후사인(46)은 사우디 정보요원으로 정체가 밝혀졌다. 지난 2014년 아바후사인을 사우디 민방위대 중령으로 소개한 중동 기사가 있다.
무스타파 무함마드 M. 알마다니(57)도 전화번호 식별앱에 왕실 최고정보국 본사에서 근무하는 정보요원으로 등록돼 있다.
용의자 왈리드 압둘라 M. 알세흐리(38)와 타아르 갈레브 T. 알하르비(39)도 각각 사우디 공군 소령, 중령 승진 소식이 중동지역 기사로 남아있다. 알세흐리의 경우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승진 인사를 냈다.
나이프 하산 S. 알라리피(32)는 동명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사우디 특수부대 상징이 새겨진 유니폼을 착용한 사진이 올라와 있었다. 알라리피의 페이스북 페이지도 최근 삭제됐다.
이 밖에도 전화번호 식별앱에 왕세자 전용 조직에서 일한 것으로 등록된 용의자 사이프 사아드 Q. 알카타니(45) 등의 신원정보가 언론에 의해 공개됐다.
나머지 용의자 바드르 라피 M. 알로타이비(45)와 투르키 무세레프 M. 알세흐리(36)에 대한 상세 정보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이들 용의자 대부분은 두 대의 비행기를 이용해 터키를 드나들었다. 이들이 이용한 비행기 편명은 HZ-SK1, HZ-SK2이다.
HZ-SK1기는 카슈끄지 실종 당일인 지난 2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를 출발해 같은 날 터키 이스탄불에 도착했으며, 당일 다시 이스탄불을 떠나 이집트 카이로를 경유한 뒤 리야드로 돌아왔다. 왕세자 수행으로 알려진 무트레브와 왕실경비대 소속으로 추정되는 알바라위 등이 이 항공편을 이용했다.
HZ-SK2기는 전날인 1일 리야드를 출발해 2일 오전에 이스탄불에 도착했으며, 당일 저녁 다시 이스탄불을 떠나 터키 나리한 공항을 경유해 리야드로 돌아왔다. 법의학자 투바이와 교통사고로 사망한 알보스타니 등이 이 항공편에 탑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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