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방북 성사 조건 먼저 검토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22일 03시 00분


“교황 관심 표명은 첫 단계일 뿐… 공식화하려면 좀더 기다려야” 신중

교황청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과 관련해 “공식화하려면 좀 더 기다려야 한다. 먼저 방북 성사를 위한 조건을 검토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20일(현지 시간)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그레그 버크 교황청 대변인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여부와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 내용을 묻는 VOA 기자의 질문에 “문 대통령으로부터 방북 초청을 구두로 전달받았다. (그러나) 교황청 측에서는 (문 대통령에게)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앞서 교황이 18일 문 대통령으로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북 요청을 전달받고 “나는 갈 수 있다”고 답한 것 외의 추가 메시지는 없다는 얘기다.

교황청은 18일 밤 기자회견에서 ‘이미 교황의 방북을 준비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구두로 표명한 교황의 관심은 첫 단계일 뿐”이라며 “공식화하려면 좀 더 기다려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황의 방북 가능성을 진지하게 고려하기 시작한다면, 먼저 방북 성사를 위한 조건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VOA가 전했다. 가톨릭 안팎에서 북한의 열악한 인권 및 종교 상황에 대한 개선 약속 없이는 교황의 방북이 이뤄져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는 만큼 양측이 앞으로 이런 여러 ‘조건’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교황청은 비공개로 이뤄진 교황과 문 대통령의 면담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양국 관계, 사회, 교육, 보건, 그리고 남북한 사이의 대화와 화해 증진을 위한 교회의 긍정적 기여에 관한 논의가 오갔다고 밝혔다. 이어 교황과 문 대통령은 한반도 긴장 상태를 극복하는 데 필요한 모든 계획을 발전시키기 위해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깊이 공감했다고 교황청은 덧붙였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교황청#방북 성사 조건 먼저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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