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22일(현지시간) 자국을 방문 중인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을 만났다.
사우디 외무부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빈 살만 왕세자가 므누신 장관을 만났다”면서 이날 두 사람의 회동 사실을 공개했다.
토니 사예 미 재무부 대변인도 “므누신 장관이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나 테러자금 관련 대응방안과 대(對)이란 제재 문제, 사우디의 경제현안, 그리고 카슈끄지 사건 조사 문제 등을 협의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빈 살만 왕세자의 므누신 장관 접견은 “사전에 계획되지 않았던 것”으로서 사우디 측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고 한다.
현재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 2일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서 발생한 카슈끄지 피살 사건의 배후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는 상황. 때문에 므누신 장관의 이번 사우디 방문을 놓고 미 정치권에서도 ‘부적절하다’는 제기됐었다.
사우디 당국은 카슈끄지가 영사관 방문 당시 다른 사람들과 싸움이 붙어 ‘우발적으로 사망에 이르렀다’고 발표했지만, 터키 정부와 주요 외신들은 카슈끄지가 그간 사우디 왕실에 비판적인 집필 활동을 해왔던 인물이란 점에서 그가 사우디 왕실의 개입 또는 묵인 아래 ‘계획적으로’ 살해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사우디 측 또한 당초 카슈끄지가 자국 영사관 방문 뒤 행방이 묘연해진 데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다 사건 발생 뒤 보름여가 지난 이달 19일에서야 그의 사망 사실을 공개해 의혹을 키웠다.
그러나 빈 살만 왕세자와 므누신 장관의 회동에서 카슈끄지 사건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가 오갔는지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므누신 장관은 지난 21일 카슈끄지 사건에 대한 사우디 측의 설명만으론 살해 의도가 없었음을 입증하기가 “충분치 않다”면서도 미 의회 내에서 제기된 대사우디 제재 문제와 관련해선 “시기상조”라며 말을 아꼈던 상황이다.
이와 관련 NYT는 빈 살만 왕세자와 므누신 장관의 이날 회동이 ‘카슈끄지 사건에도 불구하고 주요 동맹국인 사우디와의 일상적 관계를 이어가고자 하는 백악관의 뜻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사우디 외무부 또한 이날 회동과 관련해 “왕세자가 사우디와 미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며 “이 같은 양국 관계는 사우디 왕국의 국가발전계획 ‘비전2030’과 더불어 앞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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