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 회장이 22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오라클 오픈월드’ 기조연설에 나섰다. 엘리슨 회장은 무대 위에 마련된 컴퓨터에 다가가 오라클과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비교하는 시연을 시작했다. 클라우드는 가상의 공간에 데이터를 저장해 언제든 내려받을 수 있는 기술이다. 엘리슨 회장이 데이터 분석 서비스 시작 버튼을 누르자 화면에서는 오라클의 데이터 분석 진행 속도가 아마존보다 8배 정도 빠르게 움직였다. 엘리슨 회장은 “데이터베이스 분야에서 오라클의 서비스 성능은 아마존보다 최대 100배 뛰어나다”며 “우리는 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나흘간 열리는 오라클 오픈월드는 매년 6만여 명의 고객과 기업 관계자 등이 참석하는 글로벌 기술 콘퍼런스다. 이날 행사가 열린 모스콘센터에는 수천 명의 사람들이 몰리면서 주변 도로가 통제될 정도였다. 엘리슨 회장의 기조연설이 있었던 5000석 규모의 행사장은 청중으로 가득 차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었다.
엘리슨 회장은 1시간 남짓한 기조연설의 절반 이상을 오라클과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비교하는 데 할애하면서 가격 대비 성능 면에서 오라클이 더 낫다는 점을 강조했다. 오라클은 클라우드 시장에 늦게 뛰어든 만큼 보다 적은 비용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을 택했다. 엘리슨 회장은 “서버가 없고 서비스를 이용한 만큼만 돈을 지불하면 되기 때문에 기업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일찌감치 클라우드 서비스로 눈을 돌린 아마존은 현재 클라우드 시장의 약 3분의 1을 점유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IBM, 중국의 알리바바도 클라우드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반면 오라클의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은 아직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오라클은 강점인 데이터베이스 분야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오라클이 내세우는 ‘자율운영’은 사람 대신 인공지능(AI)이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는 기술이다. 엘리슨 회장은 “AI가 모든 것을 하니 사용하기 쉽고 인건비도 줄어든다”면서 “데이터를 관리하던 고급 인력이 데이터 분석 등 더 가치 높은 일에 투입될 수 있어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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