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中-러 압박]무역전쟁 의지 다지는 中
광둥성 시작으로 ‘新 남순강화’, 세계최장 해상대교 개통식 참석
中매체 “개혁개방 확대 결심 선포”
“개혁개방이 새로운 시작점에서 다시 출발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개혁개방의 상징 지역인 광둥(廣東)성을 방문한 22일 밤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평론을 통해 “세계에 신(新)시대 중국의 개혁 심화 및 개방 확대의 결연한 결심을 선포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신화통신은 “개혁개방은 진행형일 뿐 완료형이 없다. 개혁개방을 끝까지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시대는 시 주석 집권 시기를 가리킨다. 사실상 시 주석이 ‘개혁개방의 새로운 출발’을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경제 발전을 위해 개혁개방을 역설한 1992년 덩샤오핑(鄧小平)의 남순강화(南巡講話)와 달리 미국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는 ‘시진핑식 개혁개방’을 강조한 신(新)남순강화의 성격이 짙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경제성장 둔화와 시장경제 후퇴 비판에 몰린 시 주석이 이런 비판과 우려를 가라앉히기 위해 시진핑식 개혁개방을 대내외에 선전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진핑식 개혁개방의 핵심 원칙으로 자력갱생을 내세워 주목된다. 시 주석은 22일 주하이(珠海)의 거리(格力)전기를 방문해 “제조업의 핵심은 혁신이고 중요 핵심 기술을 장악하고 반드시 자력갱생에 의존해 분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으로부터 호되게 당하고 있는 시 주석이 국가 전략 핵심기술만큼은 미국의 손을 빌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23일 홍콩-마카오-광둥성 주하이를 잇는 세계에서 가장 긴 해상대교 ‘강주아오(港珠奧) 대교(55km)’ 개통식에 참석해 정식 개통을 선포했다. 이 대교가 주목받는 것은 홍콩, 마카오와 광저우(廣州) 선전(深(수,천)) 등 광둥성 9개 도시를 ‘일체화’하는 웨강아오(粤港澳) 다완취(大灣區·연안 중심의 광역도시권) 건설을 위한 통로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다완취를 미국의 실리콘밸리에 맞서는 광역도시권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시 주석의 강주아오 대교 개통식 행보 역시 미국과의 경쟁 성격이 짙은 것이다. 시 주석이 이날 오후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 광둥성 선전 첸하이(前海)는 중국의 첫 번째 경제특구로 개혁개방의 탄생지다.
시 주석은 다음 달 5일 상하이(上海)로 무대를 옮겨 제1회 국제수입박람회 개막식에 참석한다. 130여 국가의 기업 2800여 곳이 참가하는 이번 박람회에는 무역전쟁 중임에도 구글 보잉 페이스북 제너럴모터스 테슬라 퀄컴 등 미국의 주요 기업들이 대거 참가한다.
시 주석은 외교 무대에서도 미국의 압박에 대항해 우군 확보에 나선다. 500여 명의 경제 사절단을 이끌고 방중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26일 정상회담을 갖는다. 다음 달 30일∼12월 1일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미중 무역전쟁의 담판을 시도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