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방문했다 혼수상태로 풀려난 뒤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치아에 물리력이 가해졌다는 의학적 소견이 제출됐다.식중독이 사인이라는 북한 의료 당국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검시 결과도 첨부됐다.
23일(현지시간)미국의소리(VOA)방송 보도에 따르면, 오하이오에서 치과 의사로 활동하는 타드 윌리엄스 박사는 지난 10일 워싱턴 DC의 미 연방 법원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웜비어의 부검 당시 촬영된 스캔 촬영본을 확인한 결과 24번과 25번 치아가 치조골 중심에 자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2014년부터 웜비어를 진료했던 윌리엄스 박사는 과거 웜비어의 치아가 찍힌 엑스레이 사진과 웜비어의 아랫니가 드러난 사진을 첨부하면서, 과거 이 치아들은 아래 정중앙에 위치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웜비어의 사망 이후 촬영된 사진에선 이들 치아들이 입 안쪽, 즉 치아가 있어야 할 위치에서 뒤쪽에 자리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윌리엄스 박사는 웜비어를 마지막으로 진료했던 2015년 5월27일 이후 어떤 ‘힘(force)’이 작용한 것이 분명하다는 게 전문의로서의 견해라고 기술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웜비어의 치과 주치의였던 머레이 도크 박사 역시 같은 주장이 담긴 소견서를 제출했다.
웜비어의 모친인 신디 웜비어와 부친 프레드 웜비어는 지난 4월 북한 정부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하면서, 웜비어가 북한의 고문으로 사망했다고 주장한 바있다.
웜비어는 지난 2015년 12월 북한 여행길에 올랐다가 북한 당국에 체포돼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았다. 그는 지난해 6월 혼수상태로 미국으로 돌아온 뒤 엿새 만에 숨졌다.
당시 북한은 웜비어가 식중독의 일종인 ‘보툴리누스균’에 감염됐고, 이후 수면제를 복용한 뒤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의식 불명 상태의 웜비어를 진료했던 신시네티 대학 메디컬센터의 데니얼 캔터 박사는 지난 10일 법원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웜비어에겐 보툴리누스균 중독 환자가 일반적으로 보이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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