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러시아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 아이폰을 도청했다는 뉴욕타임스(NYT)의 보도가 최악으로 치닫는 미중 갈등의 또 다른 도화선으로 떠올랐다. 중국 외교부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은 25일 공개 석상에서 “NYT 보도는 가짜뉴스(fake news)”라면서 “아이폰 도청이 걱정되면 화웨이를 쓰라”고 독설을 날렸다. 화웨이는 중국의 대표적 스마트폰 제조업체다.
NYT는 24일 전·현직 미 정보 당국자들을 인용해 “미 정보기관이 중국과 러시아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아이폰을 도청해 온 사실을 파악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중국 정부가 도청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자주 통화하는 대상의 명단을 만든 뒤 이들에게 로비를 해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이폰 3대를 쓰고 있는데, 2대는 미 국가안보국(NSA)이 안전 조치를 취했으나 나머지 1대는 일반 스마트폰과 차이가 없다는 게 NYT의 보도 내용이다.
화 대변인은 25일 중국 외교부 정례 브리핑에서 CNN 기자가 관련 보도에 대한 입장을 묻자 미리 준비한 듯 쪽지를 간간이 내려다보며 독설을 시작했다. 그는 “이 보도를 보고 미국의 어떤 사람들은 힘을 다해 오스카 최고 극본상을 받으려 각축을 벌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황당하다는 듯 웃음을 터뜨린 뒤 “3가지를 건의한다”고 말했다. 화 대변인은 “하나, NYT는 이런 보도가 단지 가짜뉴스의 증거가 하나 늘어난 것일 뿐임을 알아야 한다. 둘째, 아이폰 도청이 걱정되면 화웨이로 바꿔 쓰면 된다. 셋째, 그래도 안심이 안 돼 절대적인 안전을 위해서라면 통신설비 사용 자체를 중단하고 외부 세계와 모든 연결을 끊어버리면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관용 전화(Government Phones)만 사용한다. 내가 가진 건 아주 가끔씩만 사용하는 관용 휴대전화 하나뿐”이라며 “(NYT) 기사는 죄다 틀렸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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