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 행렬 수천명 美 향한 여정 재개…트럼프 “돌아가라”

  • 뉴스1
  • 입력 2018년 10월 27일 14시 44분


미 언론 “트럼프 국경폐쇄 행정명령 검토”
최대 1천명 현역 군인 멕시코 국경지대 배치 결정

중미 출신 이민자 행렬(캐러밴·Caravan)이 2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국경폐쇄 엄포에도 미국을 향한 여정을 재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캐러밴은 이날 새벽 멕시코 남부 치아파스 주 피히히아판에서 북쪽으로 101㎞ 떨어진 아리아가로 향했다.

이들은 이날 정오가 되기도 전에 100㎞를 움직였다. 멕시코에 진입한 지난 20일 새벽부터 저물녘까지 32.2㎞를 움직였던 것과 비교하면 빨라진 속도다.

강행군에 미 국경은 가까워지고 있으나 고된 여정 탓에 이탈자가 늘어나면서 캐러밴의 규모는 점차 줄고 있다. 유엔이 지난 22일 국제이주기구(IOM) 보고서를 토대로 7200여 명으로 추산했지만, 현재는 약 4000명으로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유엔아동기금(UNICEF)은 캐러밴에 깨끗한 물, 적절한 위생 등 필수적인 보건 서비스와 보호가 필요한 2300명의 어린이가 포함된 것으로 추산했다.

캐러밴의 거리가 미국과 가까워지자 트럼프 행정부도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ABC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캐러밴의 망명 신청권을 거부하고 이들을 상대로 국경을 폐쇄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캐러밴에 맞서 최대 1000명에 이르는 현역 군인을 남부 멕시코 국경지대에 배치하기로 했다. 현역 군인이 남부 국경지대에 배치된 것은 전례가 없다.

한 정부 관리는 ABC뉴스에 “정부는 대규모 불법이민 위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광범위한 행정적·법적·입법적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 트위터에 “캐러밴 사람들은 방향을 되돌려라. 우리는 결코 미국 땅에 당신들을 들여놓지 않을 것이다. 당신의 나라로 돌아가라”고 경고했다.

캐러밴은 세계에서 가장 살인율이 높은 온두라스를 비롯해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등 중미 국가에서 폭력과 가난, 정치적 불안을 피해 미국을 향해 이동하는 이민자 행렬을 가리킨다.

캐러밴이 이날 오후 아리아가에 도착해도 최단 거리상에 있는 미국 텍사스 주 매캘런까지 아직 1537㎞가 남아 있다. 쉬지 않고 걸어도 꼬박 13일이 걸리는 거리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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