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단일종으로 알려졌던 시조새에 또다른 ‘종’(Species)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써 시조새의 종은 2가지가 됐다. 새로 발견된 시조새의 종은 ‘공룡’보다 ‘새’에 가까운 특징을 가지고 있다.
28일 미국 맨체스터대·스웨덴 웁살라대 등 국제 공동연구진은 7년동안 끈질긴 연구끝에 시조새 화석표본 12개 가운데 표본 8번에 해당하는 화석이 다른 표본과 다른 종이라는 것을 밝혔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이 새로운 종을 ‘알베르스도리페리’(albesdoerferi)라고 명명했다.
현재 존재하는 시조새의 화석표본은 12개다. 이들은 모두 ‘리토그라피카’(lithographica)라는 종으로 분류됐다. 학계 일부에서 새로운 종을 발견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머리뼈의 모양과 앞발·뒷발의 차이 등 주요 특징이 리토그라피와 다를 게 없다는 의견이 강해 새로운 종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연구진은 최고 해상도를 지원하는 3차원(3D) 엑스레이 분석기 ‘싱크로트론 마이크로토모그래피’(Synchrotron microtomography)를 사용해 화석표본을 분석했다.
화석은 암석에 눌린 상태로 존재했기 때문에 살아있던 생물의 뼈 구조를 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이 분석기를 사용하면 여러 개의 2D영상을 합쳐 3D영상으로 만들 수 있다. 살아있을 때 모습으로 입체영상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융남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이번 연구에 사용된 화석 분석·연구 방법은 현존하는 화석 연구기법 중 해상도가 최상위에 달하는 기법”이라고 설명했다.
‘싱크로트론 마이크로토모그래피’로 분석한 표본 8번의 시조새 화석은 얇은 뼈에 공기가 가득 차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뼈가 가벼웠다는 의미다. 또 비행할 때 사용하는 근육을 부착할 때 필요한 위시본(조류의 목과 가슴사이에 있는 V자형 뼈)이 넓다. 손목과 손뼈의 구성도 조밀했다. 두개골에 있는 뼈나 이빨의 수는 기존 알려진 시조새보다 훨씬 적다. 이 종은 공룡이 아니라 조류에 가까운 모습이다.
연구에 참여한 퍼 아르베르크 웁살라대 교수는 “이번에 발견된 시조새의 종은 공룡의 조상이라기보다 오늘날 조류와 공통된 특징을 더 많이 갖고 있다”면서 “이런 특징은 기존의 시조새보다 비행능력이 더 낫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말했다.
시조새는 종의 진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시조새 화석이 처음 발견된 1861년부터 지금까지 시조새가 조류인지 파충류인지를 놓고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2011년 중국 연구진은 시조새를 깃털달린 공룡이라고 발표했지만 이듬해인 2012년 미국 연구진은 시조새 깃털이 현생 조류와 매우 비슷하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이융남 서울대 교수는 “이번 연구논문의 가장 중요한 점은 시조새의 새로운 종이 확립됐다는 점”이라면서 “아울러 싱크로트론 기법을 사용해 시조새가 공룡이 아닌 ‘새’에 가깝다는 특징을 증명했다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연구팀은 연구에 사용된 표준 8번 화석이 독일 중생대 상부층인 모른슨하임층(mornsheim formation)에서 나온 것이라는 사실도 추가로 확인했다. 다른 시조새 화석들은 대부분 이보다 40만년정도 앞선 졸른호펜(Solnhofen)층에서 발견된 것들이다. 다시말해 새로운 종의 시조새는 다른 시조새 종보다 약 40만년 늦게 지구에서 활동했다는 뜻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25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역사생물학’(Historical Biology)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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