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만 남은 몸…전쟁의 비참한 상황 보여줘
“영양결핍에 시달리는 어린이 180만명 달해”
지난주 뉴욕타임스(NYT)에 소개된 7세 예멘 소녀 아말 후세인이 1일(현지시간) 영양실조로 숨을 거뒀다고 NYT가 보도했다.
NYT 사진기자 타일러 힉스는 지난 26일자 기사 ‘사우디아라비아 전쟁의 비극’에서 전쟁으로 인한 기근에 쇠약해진 아말의 사진을 실었다.
뼈가 그대로 드러나는 몸을 하고 한 병원에 조용히 누워있는 아말의 모습은 전쟁으로 피폐해진 나라의 비참한 상황을 여실히 보여줬다.
NYT 독자들은 안타깝고 비통한 마음을 표현하면서 아말의 가족에게 기부금을 주길 원했고, 편지로 그의 상태를 물었다.
그러나 아말의 어머니 마리암 알리는 1일 NYT에 병원을 퇴원한 아말이 한 난민수용소에서 숨을 거뒀다고 알렸다.
그는 “가슴이 무너진다”며 “아말은 항상 웃고 있었다. 이제 다른 아이들도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말은 전쟁의 참상을 기록하기 위해 예멘을 방문한 취재진에 의해 한 보건소에서 발견됐다.
간호사들이 2시간마다 아말에게 우유를 줬지만 이조차 소화하지 못해 구토를 하고 설사에 시달렸다.
담당 의사는 막대기 같은 아말의 팔을 가리키며 “살이 한 점도 없다. 뼈만 남았다”고 묘사했다. 그러면서 “여기엔 아말과 같은 환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아말은 병원을 퇴원한지 사흘 만에 사망했다. 구토와 설사 증세가 악화됐지만 파산한 가족은 아말을 병원에 데려갈 수 없었다.
아말의 사진은 국제사회에 예멘 내전으로 인한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뉴스위크는 “아말 후세인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한 예멘 내전으로 인해 죽어가는 수많은 아이들 중의 한 명”이라고 설명했다. 예멘에는 아말과 같은 심각한 영양결핍에 시달리는 어린이가 180만명에 달한다.
예멘 내전은 2014년 사우디의 지원을 받는 수니파 정부와 이란이 후원하는 시아파 후티 반군의 갈등으로 발발했지만, 2015년 미국 등 서방이 지원하는 사우디 연합군이 개입하며 국제전으로 확대됐다.
현재까지 1만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구도시에서 교전이 이어지면서 예멘은 심각한 기근 위기에 처했다.
유엔은 긴급구호물자에 의존하는 예멘인이 800만명이며 1400만명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예멘 인구 절반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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