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나 무역전쟁 중단을 위한 담판에 나선다.
1일(현지시간) 시진핑 주석과 통화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합의를 위한 초안 작성을 장관들에게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범정부 차원의 ‘차이나 이니셔티브’까지 내놓으며 민감하게 반응하는 산업기술 탈취 문제가 최대 난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 “트럼프, 중국과 합의 초안 작성 지시”
블룸버그뉴스는 이날 4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말 G20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 무역 합의에 도달하길 원한다”며 “핵심 관료들에게 가능한 조항들에 대한 초안 작성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 통화한 뒤 중국과 합의를 위한 독려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중 양측 간 경제무역 갈등으로 인해 양국 산업과 전 세계 무역에 불리한 영향을 받았다”며 “이는 중국이 보고 싶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무역전쟁을 원치 않는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대한 문제들에 대해 깊이 논의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고, 시 주석은 “동의한다”고 화답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길고 매우 좋은 대화였다. 무역에 무게가 실렸다. 대화가 아르헨티나 G20회의에서 예정된 회담으로 매끄럽게 옮겨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G20 정상회담에서 담판을 시도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으로 G20 정상회의 폐막 뒤 시 주석과 만찬이 추가됐다고 전했다.
● 미 법무부는 범정부 ‘차이나 이니셔티브’로 압박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강경한 요구사항을 완화한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미 법무부는 미중 정상의 통화가 끝난 지 몇 시간 뒤 미국의 산업기밀을 빼돌린 혐의로 대만인 3명과 중국 국영 반도체회사 푸젠진화, 대만 반도체회사 유나이티드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를 기소했다. 또 이들이 훔친 산업기술을 미국에 다시 넘기고 훔친 기술로 만든 상품을 미국에 수출하지 못하게 해달라는 내용의 민사소송도 함께 제기했다.
법무부는 또 연방검사로 구성된 워킹그룹을 설치하는 등 중국의 산업기술 탈취를 막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대응 전략인 ‘차이나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경제적 스파이 행위를 참지 않겠다는 명확한 신호를 베이징에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 직접 만나 ‘톱다운’ 방식의 돌파구를 모색하는 가운데 행정부는 산업기술 탈취 대응을 강화하며 중국을 압박하는 양면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 다음주 협상 타결 분수령 될 듯
시 주석은 2015년 9월 중국 기업들의 경제적 이득을 위해 미국 기업을 표적으로 삼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세션스 장관은 1일 “이 약속은 명백히 지켜지지 않았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WSJ는 미국 경제관료를 인용해 “재무부가 G20 회의를 양측이 미중 간 무역적자, 기술 이전과 국영기업의 관행 등 협상 어젠다 합의하는 계기로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전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이날 워싱턴포스트가 주최한 소상공인 콘퍼런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 주석이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무역콘퍼런스에서 연설한다”며 “다음 주나 앞으로 열흘 사이인데, 거기에 작은 ‘화해(thaw)’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기대했다. 시 주석은 5~10일 상하이에서 열리는 제1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CIIE)에 참석할 예정이다.
커들로 위원장은 “그들(중국)이 만족스러운 제안을 하지 않는다면 대통령은 그의 어젠다 공격적으로 밀어붙일 것”이라며 ‘중국 책임론’을 다시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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