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철수 대상 GP에 노란 깃발 게양 남북 군사당국이 철수 중인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에 4일 황색 수기가 걸려 있다. 위쪽 사진은 남측 GP, 아래쪽 사진은 북측 GP다. 남북은 9·19
남북군사합의서와 제10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합의사항의 이행을 위해 1일부터 DMZ 내 GP 11곳에 대한 철수를 시작했고,
국방부는 이날 “남북 GP에 명확한 식별과 검증을 위해 가로 4m, 세로 3m의 황색 수기를 게양했다”고 밝혔다. 국방부 제공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이번 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의 고위급회담을 공식화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2일(현지 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다음 주 나의 카운터파트인 2인자와 일련의 대화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6월 1일 김 부위원장이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도 ‘2인자’라는 표현을 썼다.
회담 시기와 장소에 대해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7, 8일 뉴욕이 될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7일 베이징을 거쳐 당일 오전 뉴욕에 도착한 뒤 폼페이오 장관과 만찬을 한 뒤 북한 유엔대표부 인근 호텔에 묵고, 다음 날 공식 고위급회담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부위원장은 5월 30일 뉴욕을 방문했을 때도 유사한 일정을 소화했다. 김 부위원장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직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할지도 관심이다.
이번 고위급회담에서 북한 비핵화와 이에 대한 미국의 상응 조치가 논의될 가능성이 높지만 2차 북-미 정상회담 일정 조율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김 부위원장의 뉴욕 방문 기간이 짧기 때문에 두 정상이 원하는 정상회담의 시간과 장소를 확정하는 데 방점이 찍힐 것”이라며 “비핵화와 상응 조치에 대한 논의는 3차 남북정상회담 합의 내용과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때 김 위원장이 언급한 내용을 기본 틀로 해 실무협상 라인에서 조율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반면 청와대는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의 회동에서 좀 더 진전된 비핵화 관련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번 뉴욕 회담에서 북한이 미국의 요구를 충족시키면서,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는 카드를 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언론의 비판적인 시각을 의식해 북한에 제공할 상응 조치에 대해서도 전략적 접근을 하고 있다. 비핵화가 장기화할 것에 대비해 북한에 내줄 상응 조치도 북한이 즐겨 쓰는 살라미 전술을 역으로 활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북한이 비핵화 단계를 비본질적인 사안에서 조금씩 진전시키는 방식을 고집하는 만큼 미국도 상응 조치를 단계별로 세분해 북한과 협상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며 “남북 철도·도로 연결 사업에 대한 제재 면제 조치가 늦어지는 것도 북한과의 협상에서 카드로 쓰기 위해 보류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고위급회담 때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동행해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와의 상견례 성격을 가진 실무회담이 동시에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직전인 5월 김영철의 뉴욕행엔 김성혜 통일전선부 실장과 최강일 외무성 북미국장대행이 따라 나섰지만 이번에는 최 부상까지 가세하면서 통일전선부와 외무성으로 북-미 회담판의 외연이 확장될 것이라는 의미다. 북한이 기대를 걸고 있는 남북 철도 및 도로 연결 착공식과 북측 공동조사에 대한 제재 예외를 레버리지로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고위급회담을 앞둔 북-미 간 장외 신경전도 치열하다. 5일 0시에 발표될 미국의 이란 제재는 북한을 향한 압박 메시지로도 풀이된다. 핵합의 파기 후 이란의 말로를 보여주면서 비핵화 조치에 진전이 없다면 북한이 상응 조치로 요구하는 제재는 언제든 복원될 수 있음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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