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에 맞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작한 이민자 혐오 조장 광고가 TV 방송국들로부터 줄줄이 퇴짜를 맞고 있다. TV 방송국들은 광고 내용이 지나치게 ‘인종차별주의적(racist)’이어서 방송하지 않기로 했다고 허핑턴포스트가 5일 전했다.
이 광고는 트럼프 선거 진영이 자금을 대서 제작했다. 30초 분량의 광고는 올해 초 경찰관 2명을 살해한 멕시코 불법 이민자를 등장시킨다. 그가 법정에서 웃으면서 “더 많은 경찰을 죽이겠다”고 말하는 장면을 보여준 뒤 중미 이민자 행렬인 캐러밴의 폭력적 행동을 교묘히 편집해 보여주고 “이들이 미국에 오면 누구처럼 되겠느냐”는 내레이션이 깔린다. 이민자들을 미국인들이 가장 혐오하는 ‘캅킬러’와 연관시켜 공포를 조장한 것이다.
광고를 4일 처음 방송했던 NBC는 시청자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5일 중단했다. CNN은 아예 처음부터 방송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급기야는 친(親)트럼프 성향의 폭스뉴스마저 5일 방송 중단을 결정했다.
페이스북도 5일 자사 플랫폼에서 이 광고를 제외하기로 했다. 웬만한 선거광고는 다 받아주는 페이스북이지만 이 광고는 지나치게 선동적이고 사실을 왜곡했다는 것이 페이스북의 설명이다.
트럼프 진영은 방송국들의 중단 사태에 아랑곳하지 않고 광고를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원 유세를 나설 때마다 그의 입장에 맞춰 대형 전광판에 광고가 등장한다.
CNN은 “트럼프 진영은 광고를 중단한 방송국들에 ‘불법 이민자들과 한통속’이라는 비난을 퍼붓고 있다”며 “트럼프에게 또 다른 연설 주제가 생긴 것”이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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