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무장관은 6일(현지시간) 미국이 전날 대(對)이란 제재 복원을 단행한데 대해 이미 폐업한 은행과 침몰한 유조선, 그리고 사용도 안하는 항공기까지 포함됐다며 조롱했다.
모하메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은 6년 전 폐업한 은행 한 곳과, 침몰 장면이 TV에 방영까지 된 유조선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며 제재 리스트를 부풀리려는 절박한 미국의 심리전이라고 비난했다.
미국은 이번 제재 대상에 이란 항공기도 포함시켰는데, 이는 1970년대 생산돼 이미 사용을 중단한 보잉 747기종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또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감시하는 정부 기구인 이란원자력기구도 제재 대상에 넣었다.
또 자리프 장관의 지적과 같이 올 1월 중국 앞바다에서 홍콩 화물선과 충돌해 불에 타 침몰한 이란 유조선 상치호, 그리고 2012년 폐업한 이란 타트은행이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자리프 장관은 트위터에 이어 같은 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동영상에서도 “미 정부는 제재가 얼마나 터무니없고 불법적이며 근본적으로 결함이 있는지 상관없이, 이란에 불법적이고 가혹한 제재를 가하면 우리가 뜻을 꺾고 굴복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비난을 이어갔다.
이스학 자한기르 이란 제1부통령도 “미국인들은 제재 대상이 많을 수록 효과가 있는 줄 안다”며 조롱했다. 그러면서 정부 관계자들과 제재 대상에 대해 논의해봤는데 “생각보다 적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미국인들은 심리전을 통해 이란의 경제를 망치려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란은 지난 2015년 미국·영국·프랑스·중국·독일·러시아 등 6개국과 ‘이란이 핵 프로그램 개발을 중단하는 대가로 경제 제재를 해제해준다’는 내용의 이란핵합의를 체결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5월 이란이 핵 프로그램 감축이라는 합의 조건을 어겼다며 이란핵합의에서 탈퇴를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올 8월 이란과의 자동차, 금, 귀금속 등의 거래를 금지하는 1차 제재 조치를 단행했으며, 이어 지난 5일 2차 제재를 통해 대이란 제재를 2015년 이전 수준으로 전면 복원했다.
이번 제재는 이란의 에너지, 은행, 해운 업종에 대한 거래 금지 조치로, 이란 혹은 이란과 관계된 기업, 은행, 항공기, 선박, 개인 등 700여곳이 제재 대상에 올랐고 이란의 석유 수출이 차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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