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제재 동참 거부 확산…고심 커지는 美

  • 뉴시스
  • 입력 2018년 11월 7일 16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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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대(對) 이란 경제 제재를 2015년 이전 수준으로 복원했지만 러시아, 중국, 터키 등 상당수의 국가들은 제재에 동참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부분의 서방 기업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에 앞서 이란을 빠져나갔지만 나머지 세계에는미국 관리들의 설득이 먹혀들지 않을 수 있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정보 당국자들과 전문가들은 러시아, 중국, 오만, 이라크, 터키, 아랍에미리트(UAE) 등의 기업과 은행들이 이란 제재를 무력화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과거 사례를 보면 UAE는 이란이 미국의 제재를 우회하는데 활용한 대표적인 나라다. 이란 기업이 UAE에 법인을 차린 뒤 현지 환전소를 통해 외국과 거래하는 경우가 많았다. 당시 존재했던 환전소는 현재 상당 부분 폐지됐지만

또 미국 관리들은 수천개의 이란 기업들이 등록돼 있는 터키가 현금 대신 금을 사용해 제재를 우회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터키 기업들은 최근 몇 달 간 21t 이상의 금을 매입했다.

중국이나 러시아가 이란산 원유를 수입해 정제한 뒤 유럽 등에 재판매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대이란 제재를 따르지 않는 기업들에 대해서도 강력한 처벌을 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미 행정부 관리들은 제재의 빈틈을 막기 위해 최근 32개국을 방문했다.

하지만 상당수 국가들이 이런 요구에 호응하지 않고 있다. WSJ는 두바이 정부가 다시는 제재 위반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터키, 중국, 이라크, 러시아 등의 대사관은 논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일부 국가들은 공개적으로 제재를 따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6일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이 얼어붙은 채 겨울을 나도록 할 수는 없다”며 “우리는 그것(미국의 조치)를 준수할 수가 없다, 우리는 이를 용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알렉산드르 노바크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2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란을 비롯해 우리의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지속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음주에도 이란과의 거래가 이뤄질 것

이에 대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5일 이란에 대한 제재 방침을 밝히면서 “만약 기업들이 우리의 제재를 피해 이란에서 비밀리에 무역을 계속한다면 미국은 제재 등 엄중한 조치를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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