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美 중동계 사업가, 사우디 왕세자에게 ‘암살기업’ 소개”

  • 뉴시스
  • 입력 2018년 11월 12일 10시 27분


미국 대선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중동계 사업가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최측근에게 암살작전 수행용 사기업을 소개해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에 깊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이른바 ‘암살작전’에 정통한 세 명의 관계자들을 인용해 “빈 살만 왕세자와 가까운 사우디 정보당국이 지난해 소규모 사업가 그룹에게 ‘사우디 왕국의 이란인 적들을 암살하기 위한 사기업 이용’에 대해 문의했다”고 보도했다.

NYT가 지칭한 ‘빈 살만 왕세자와 가까운 사우디 정보당국’은 카슈끄지 살해 사건 연루 의혹으로 지난달 경질된 아흐메드 알 아시리 장군을 의미한다. 또 ‘소규모 사업가 그룹’이란 2016년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이 불거진 레바논계 미국 사업가 조지 네이더와 이스라엘 소셜미디어 전문가 조엘 자멜이다.

보도에 따르면 아시리는 지난해 3월 네이더가 주최한 리야드 미팅에 참석했다. 이곳에서 네이더와 자멜이 포함된 사업가 그룹은 사설 정보요원들을 동원해 이란 경제를 억압한다는 내용의 200만 달러(약 22억6000만원) 규모 ‘이란 플랜’을 제시했다.

그러나 아시리는 이 회의에서 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인 거셈 솔레이마니 암살에 관심을 보였다. 네이더와 자멜은 변호사와 논의해 암살작전 가담을 거절했지만, 이후 네이더가 아시리 측에 전직 영국 특수부대 인사가 운영하는 회사를 소개했다. 정확히 어떤 회사가 소개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NYT는 지난 5월 자멜과 네이더의 2016년 미국 대선개입 의혹을 보도한 바 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네이더는 2016년 8월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자멜과 함께 도널드 트럼프 당시 후보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를 만났으며,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가 트럼프 후보를 돕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었다.

이들은 또 로버트 뮬러 특검 수사 증인으로 조사를 받기도 한 인물들이다. NYT는 “네이더와 자멜은 모두 로버트 뮬러 특검의 수사 증인”이라며 “일련의 조사가 뮬러 특검의 수사범위와 어떻게 부합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 미국 대선개입 의혹에 연루된 이들이 사우디 왕실의 ‘암살작전’에도 일부 연루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뮬러 특검 조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편 NYT는 이날 보도내용을 토대로 “카슈끄지 살해 1년도 더 전, 사우디 고위 관료들이 빈 살만 왕세자의 (지위) 상승이 시작된 이후 암살작전을 고려해 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카슈끄지 살해가 ‘단일 사건’이 아니라 사우디 왕실의 대(對)이란 암살작전과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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