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 후 모험을 원했던 미국 청년은 태평양 너머 한국으로 가 영어를 가르쳤다. 다른 강사들과 달리 그는 여유 시간에 한국의 아파트 단지를 돌며 우편함에 과외 전단지를 돌렸다. 몇 주 동안 약 5000곳에 일일이 전단지를 넣었고, 쉴 새 없이 영어 과외를 해 많은 돈을 벌게 됐다. 청년은 생각했다. “잠깐, 이런식으로 다른 일도 할 수 있을거야.”
온라인 설문조사 등을 전문으로 하는 시장조사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퀄트릭스의 창업자이자 최고 경영자(CEO)인 라이언 스미스(40)의 이야기다. 그는 한국 영어 강사 시절 수천 개의 전단지를 돌리던 경험 등에서 기업가 정신이 시작됐고 비즈니스모델의 힌트도 얻었다고 한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그의 회사인 퀄트릭스는 세계 최대 비즈니스 솔루션 기업인 SAP에 80억 달러(약 9조800억 원)에 팔렸다.
라이언 스미스는 20대 중반인 2002년 미국 유타주에 있는 부모의 집 지하에 퀄트릭스를 차렸다. 이후 구글 엔지니어 출신 형 재러드(43)가 회사에 합류했고 현재 퀄트릭스는 마이크로소프트부터 제너럴일렉트릭까지 고객으로 보유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7년간 8배 가까이 성장했으며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약 40% 성장한 4억 달러(약 4538억 원)가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SAP은 인수합병 후에도 퀄트릭스를 회사의 클라우드 분야에 남겨두고 라이언이 계속 독립적인 운영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은 “퀄트릭스가 특이한 것은 미국 기술산업의 요람인 실리콘밸리에서 한참 먼 유타주 집 지하에서 혁신을 이뤘다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라이언의 가족들이 함께 운영하는 이 기업은 프로 농구팀 유타 재즈 후원에서 자선사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로 활동 영역을 넓혀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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