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위대 에어쇼 전투기에 제국주의 일본군 사용하던 ‘견적필살’ 슬로건
‘적을 보면 받드시 죽인다’는 뜻, ‘귀축미영(귀신 짐승 같은 미국 영국)’과 함께 2대 슬로건
군사 전문가 등 “시대착오적 슬로건” “현재 실태 외면한 ‘정신주의 언어’” 비판
25일 열릴 일본 자위대 에어쇼(항공제)에서 공개될 전투기에 제국주의 시절을 연상시키는 ‘견적필살’(見敵必殺) 이라는 슬로건이 나붙어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말 그대로 ‘적을 보면 반드시 죽인다’는 의미로, ‘귀축미영’(鬼畜米英·귀신이나 짐승 같은 미국과 영국)과 함께 2차대전 기간 제국주의 일본군이 사용하던 슬로건이다.
17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견적필살’ 슬로건은 후쿠오카(福岡)현에 위치한 항공자위대 쓰이키(築城)기지에서 열릴 항공제에서 공개될 F2 전투기의 뒷날개 윗부분에 붙어 있다.
자위대 전투기에 이런 문구가 적혀 있다는 사실이 지역신문인 니시니혼신문의 보도로 알려진 뒤 부대가 위치한 지역을 중심으로 “시대착오적”이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쓰이키 기지 항공제는 매년 이맘때 열리며 지난해에는 4만7000여명이 참관했다.
군사 저널리스트 마에다 데쓰오(前田哲男) 씨는 “견적필살은 육안으로 적기를 발견해 배후로 돌아가 기총을 쏟아 붓는 프로펠러기 시대의 언어”라며 “레이더로 적기의 정보를 얻는 현재 실태를 전혀 반영하지 않은 ‘정신주의’ 언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결별한 줄 알았던 옛 일본군 정신이 남아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항공자위대 측은 “일부 주민들의 비판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만약 기지가 위치한 지자체가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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