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시민들이 환경보호를 위해 유류세를 올리려는 정부 방침에 항의하며 도로를 점거한 17일 영국 환경단체는 정부가 환경 문제에 소극적이라는 정반대의 이유로 도로를 점거했다.
영국 환경 단체인 ‘멸종 반란(Extinction Rebellion)’ 조직원 6000명(시위 주최 측 주장)은 17일 오전 10시부터 6시간 동안 런던 템스강을 잇는 영국 의회 근처 웨스트민스터 다리를 포함해 워털루, 램버스 등 근처 다리 5곳을 점령하고 차량 통행을 막았다.
이들은 ‘기후를 망치는 일을 멈춰라’ ‘화석 연료의 시대는 끝났다’ ‘내 생을 위한 반란’ 등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몇 시간 동안 거리를 점령했다. 의회 벽에 스프레이로 글씨를 쓰는 등 과격 행위로 시위대 85명이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이 단체의 대표 티아나 제이쿠는 “우리가 시위 과정에서 야기한 이런 문제들은 환경 파괴에 직면하고도 아무 일도 안 하고 있는 영국 정부의 ‘범죄 행위’에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우리는 시위뿐만 아니라 입법청원 등 모든 조치를 다하려 한다”고 말했다. 시위에 참석한 시민 게일 브래드브룩 씨는 “오늘의 시위는 거대한 시민 불복종의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2050년까지 탄소 배출을 1990년 대비 80%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전기차 개발 등 환경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시위대들은 2025년까지 모든 탄소 배출을 없애야 한다며 환경 정책에 시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시민 의회’ 구성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유엔은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이지 못하면 세계 환경에 심각한 재앙이 닥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리포트를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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