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의 알란 가르시아 전대통령(사진)이 부패혐의 수사중에 법원에서 검찰의 요청에 따라 여권몰수와 출국금지 판결이 내려진 몇 시간 뒤에 우루과이 대사관 안으로 피신해서 망명을 신청했다고 페루 외무부가 1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외무부는 가르시아가 전날인 17일 밤에 대사관저로 들어와서 보호를 요청했다는 사실을 우루과이 대사로부터 통지받았다고 말했다. 또한 우루과이 정부가 가르시아의 망명요청을 심판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그에 관한 무제한의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17일 수도 리마의 한 법원 판사는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여 가르시아가 18개월동안 페루를 떠나지 못하게 하는 여권 압류를 허락했다. 검찰은 가르시아가 브라질의 거대 건설회사 오데브레히트사로부터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진행해왔다.
오데브레히트는 중남미 대형 부패스캔들의 중심에 있는 회사로 2016년 미국 법무부와 뇌물 증여 사실을 모두 시인하는 대가로 협상을 벌여 브라질과 페루를 비롯한 각국 정상들이 연루된 엄청난 부패 스캔들이 터져나왔다. 이 회사는 각국의 대형 공사를 수주하기 위해 중남미 전역에서 무려 8억달러의 뇌물을 고급 관리들에게 준 것을 시인했다.
이 스캔들로 각국의 수많은 지도자와 관리들이 체포, 투옥되었으며 특히 브라질과 페루에서는 여러 명이 체포되었다.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페루대통령( 2016년 8월~2018년 3월)은 과거에 오데브레히트의 자문역으로 일한 사실을 은폐했던 것이 드러나 축출당했고, 가르시아와 전임 대통령 오얀타 우말라, 알레한드로 톨레도 등 3명의 전임 대통령도 거액 뇌물을 받은 비리혐의로 수사가 진행중이다.
그 동안 마드리드와 페루를 오가며 살고 있던 가르시아는 15일 귀국할 때만 해도 “나에게는 조국에 18개월동안 갇히는 것은 벌이라고 할 수 없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며 체포될 위험을 무시했다. 그는 끝까지 오데브레히트로부터 한 푼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마르틴 비스카라 현 페루대통령은 쿠친스키 퇴출 후 대통령에 취임한 이래 정부의 역량을 부패와의 전쟁에 집중하면서 자신에 대한 뇌물 혐의는 허위 증언에 의한 모함을 근거로 하고 있다는 가르시아의 주장을 일축했다.
비스카라 대통령은 가르시아의 망명요청 소식을 들은 직후 트위터에다 “페루에는 정치적 박해란 없다. 페루인이면 누구나 예외없이 법과 정의에 따라야한다”는 글을 올렸다.
69세의 가르시아는 2006~2011년 재임당시 리마시의 지하철 건설공사 기간 중에 뇌물을 받은 혐의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그는 1980년대에 첫 대통령직에 올랐으나 그의 임기중엔 경제위기와 수퍼 인플레이션, 부패의 만연으로 반정부 게릴라군까지 탄생했었다.
20년만에 다시 대통령직에 돌아온 그는 보수정권을 유지하면서 원자재 중심의 투자 붐을 이끌었고 거기에서는 오데브레히트가 중점적인 지원 역할을 했다.
가르시아가 부패 혐의로 수사중에 외국으로 도피를 시도한 것은 이번이 두번째이다. 첫 대통령직의 임기말에도 그는 후임자인 알베르토 후지모리의 지시로 자택이 습격을 당하고 부패수사가 시작되자 9년이나 이웃 콜럼비아와 프랑스에서 망명생활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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