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레마 빠진 대만총통…‘국민결정’이냐 ‘국제관계’냐 딜레마

  • 뉴스1
  • 입력 2018년 11월 21일 17시 42분


차이잉원, 현상 유지라도…‘차이니즈 타이페이’ 유지
대만올림픽위, 유권자에 반대표 호소할 것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오는 24일 대만의 올림픽 참가 국호를 결정하는 국민투표 결과를 두고 갈팡질팡하다 현상 유지를 하는 쪽으로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대만 연합보는 21일(현지시간) 대만 정부가 국민투표 결과와 관계없이 올림픽에서 ‘차이니즈 타이페이’라는 극호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대만은 오는 24일 향후 올림픽에 ‘차이니즈 타이페이’대신 ‘대만’이라는 국호로 참가할 지 여부를 두고 국민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번 국민투표는 표면적으로는 올림픽 참가시 국호를 결정하는 문제이지만 깊게 들여다보면 대만의 독립에 대한 국민들의 의사를 묻는 투표로도 연결될 수 있다.

그동안 중국은 대만이 독립을 선언할 경우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대만을 점령할 것이라고 위협해왔다. 이처럼 대만의 독립 의지에 민감하게 반응해 온 중국은 이번 투표에 대해서도 역시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 국무원타이완사무판공실(Taiwan Affairs Office)은 “대만이 (올림픽 참가시 국호를 바꾸다면) 쓰라린 결실을 맺을 것이고 선수들의 국제대회 참가 기회도 잃어버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기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대만이 오는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에서 ‘대만’(Taiwan)으로 국호를 바꿔 참가하려 한다면 참가 자격을 상실할 수도 있으며 대만 올림픽위원회의 운영까지 정지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대만의 국민투표에 대한 압박은 더욱 거세졌다.

그러나 이러한 중국과 IOC 등의 위협에도 이번 국민투표의 통과 가능성을 배제할 수 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대만의 국민투표는 통과 문턱이 낮다는 점이 통과 가능성에 한 몫 한다. 대만 국민투표는 유권자들 중 25%(약 1976만명)만 찬성하면 통과되는 시스템이다. 여기에 ‘대만’이라는 국호를 지지하는 이들까지 결집할 경우 통과 가능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아무리 ‘탈중국화’를 내세운 차이잉원 총통이더라도 ‘찬성’이란 국민투표 결과에 마냥 좋아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의 관계 악화와 올림픽 출전 불가로 인한 외교적 고립과 민심 이반 때문이다.

현재 차이잉원 총통 하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이들이 많다. 지난 9월 여론조사에서 중국과의 관계에 불만족한다고 답한 비율이 67.6%에 달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차이잉원 총통이 ‘찬성’으로 나온 국민투표의 결정을 수용해 올림픽 참가가 어려워질 경우 중도층의 표심이 이탈해 재선에 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차이잉원 총통은 올림픽 참가가 어려워질 경우 올림픽과 관련된 이들의 민심은 은 확실히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 올림픽위원회는 전날 선수들의 참가 기회 박탈을 우려해 유권자들에게 반대표를 던져달라고 호소했다. 게다가 일부 올림픽 참가 선수들은 국민투표 당일 거리로 나와 유권자들에게 직접 호소할 예정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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