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분야도 냉전?…美, 동맹에 ‘화웨이 장비 쓰지 말라’ 요구

  • 뉴스1
  • 입력 2018년 11월 23일 15시 07분


미-중 모두 동맹국에 줄서기 요구, ‘통신시장의 신냉전’

화웨이 휴대폰과 로고 - 홈피 갈무리
화웨이 휴대폰과 로고 - 홈피 갈무리
미국이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 동맹국들에게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의 장비를 쓰지 말 것을 요청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복수의 미 정부 소식통을 인용, “미국이 동맹국에게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말라는 이례적인 설득 작업에 나섰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최근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는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의 정부와 각국 통신업체에 화웨이 제품의 사이버보안 취약성에 대해 설명했다.

미국은 특히 미군이 주둔해 있는 곳에 화웨이 장비를 쓴 통신기지가 설치될 경우, 미군의 정보가 누출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은 또 5세대 이동통신(5G) 기술의 상용화를 앞두고 중국산 5G가 세계의 표준이 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은 2012년부터 화웨이를 ‘국가 안보위협’으로 분류하며 화웨이 통신장비 거래를 금지해왔다.

미국과 첩보정보를 공유하는 영미권 정보공동체 ‘파이브 아이즈(Five Eyes)’에 속한 호주는 지난 8월 화웨이와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ZTE(중국명 중흥통신)와의 거래를 전면 금지했다. 영국 역시 지난 10월 자국 통신장비 시장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화웨이는 약진하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 21일 유럽·아시아·중동 등 각지에서 5G 상용 공급 계약 22건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화웨이는 전세계 통신장비 시장의 22%를 점유하며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경쟁사인 노르웨이의 노키아는 13%, 스웨덴의 에릭슨은 11%, 중국의 ZTE는 10% 순이다.

특히 5G 사업에서는 독보적이다. 네일 맥라에 영국전기통신유한회사 네트워크 디자인 수석은 “현재 전 세계에서 5G 장비를 제대로 공급하는 회사는 화웨이뿐”이라며 “다른 기업들이 쫓아가야 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화웨이는 휴대폰 제조 부분에서도 한국의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2위에 올라 있다.

WSJ은 “미국은 중국 통신장비업체들이 세계의 통신을 감시하거나, 불능화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중국산 장비를 기피하는 국가들에 재정지원을 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전했다.

WSJ은 미국과 중국이 차세대 통신시장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동맹국들에게 줄 서기를 강요하는 등 통신시장에서 신냉전이 펼쳐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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