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차이잉원(蔡英文) 정부의 ‘탈중국화’ 정책에 대한 시험대가 될 11·24 지방선거를 앞두고 차이 총통이 중국을 겨냥한 듯 “외부세력에 맞서 대만의 민주주의를 수호하자”며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23일 대만 중앙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전날 장화(彰化)현 유세에서 “이번 선거는 대만 민주주의 수호전으로, 우리는 대만 민주주의의 방어선을 지켜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차이 총통은 또 “민진당은 반대세력이 다시 집권하는 것을 막아야 하고 외부 세력에 의해 패배해서도 안 된다”며 “대만은 퇴보의 길을 가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반대 세력은 국민당, 외부세력은 중국 정부를 의미한다.
이번 지방선거는 차이 총통이 집권을 시작한 2016년 이후 처음 치러지는 전국 단위 선거로 2020년 차기 총통 선거의 전초전 성격이 강하다. 이번 선거를 통해 타이페이 등 6대 직할시 시장과 시의원,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등 1만1000여 명의 공직자들이 선출하게 된다.
아울러 기존에 사용하던 ‘차이니스 타이베이’라는 국호 대신 ‘타이완’이란 이름으로 2020년 도쿄 올림픽에 참가할 것인지 등에 대해서도 국민투표로 유권자의 뜻을 묻는다. 앞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19일 대만이 2020년 올림픽에서 국호를 타이완으로 변경한다면 올림픽 참가 자격을 상실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대만 유권자들이 타이완을 선택한다면 중국과 거리두기 정책을 추진해온 차이 총통이 더 힘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중국이 반발하면서 양안(兩岸·중국 대만) 관계는 크게 요동칠 것으로 우려된다.
선거를 앞두고 중국과 대만의 신경전도 날카로워지고 있다. 18~23일 중국 해군은 대만과 인접한 동중국해에서 실제 무기를 동원한 대규모 군사 훈련을 실시했다. 민진당은 중국이 대만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대만정부와 민진당 후보들을 악의적으로 비난하는 글들을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SNS) 등에 조직적으로 유포하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중국 정부는 선거 개입 주장을 부인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