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성폭행에 관대” 가부장적 법원 판결에 분노

  • 뉴시스
  • 입력 2018년 11월 24일 05시 09분


스페인 북동부 카탈루냐주의 레리다 법원이 제발 멈춰 달라는 피해 여성의 간절한 부탁을 무시하고 성폭행을 저지른 삼촌과 조카 2명을 중범죄로 처벌하지 않고 징역 4년6개월의 비교적 가벼운 형을 선고했다. 스페인 법원은 지난 4월에도 2016년 팜플로나의 산페르민 축제 때 10대 여성을 집단 성폭행한 남성 5명에게도 비슷한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처럼 성폭행범들에 대한 법원의 가벼운 징계에 스페인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해 대규모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고 영국 BBC는 23일(현지시간) 전했다. 가부장적 인식을 근거로 판결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레리다 법원은 삼촌과 조카 2명이 피해 여성을 위협하거나 폭행을 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같이 비교적 가벼운 형량을 선고했다.

이들 삼촌과 조카는 술집에서 피해 여성을 만나 함께 술을 마신 뒤 그녀를 뒷골목으로 데려가 강제로 범했다. 피해 여성은 울면서 그만 둘 것을 호소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법원은 그러나 피해 여성이 만취해 방어 능력이 떨어진 상태였기 때문에 위협이나 폭력이 필요없었고 실제로 위협과 폭력이 가해지지 않았다며 이들을 최고 15년형에 처해질 수 있는 중범죄로 처벌하지 않았다.

수많은 네티즌들이 이러한 법원 판결에 온라인상에서 분노를 표시했다. 메르세데스 도미니크라는 네티즌은 트위터에서 “저항하지 않으면 성폭행이 아니다. 저항한다면 그러나 당신을 죽일 것”이라며 수치스러운 판결이라고 개탄했다.

스페인 여성단체들은 여성에 대한 폭력 근절의 날로 유엔이 정한 25일 200차례의 연쇄 집회를 스페인 전역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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