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 활성화가 미국의 대표적인 쇼핑 이벤트인 블랙 프라이데이(23일)의 소비 문화도 바꿔놓고 있다. 새벽부터 줄을 서서 상점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는 쇼핑객들의 모습은 이제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쇼핑을 하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차량 행렬도 눈에 띄게 줄고 있다.
대신 엄지족들이 블랙 프라이데이의 열기를 살리고 있다. 과거 온라인 쇼핑을 거의 하지 않았던 저소득층 근로자들 사이에서도 온라인 쇼핑은 보편적인 소비 행태로 자리잡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비디오 분석을 통해 소비자 동향을 파악하는 ‘리테일넥스트(RetailNext)’는 지난 22일 추수감사절부터 23일 블랙 프라이데이까지 미국 상점으로 향하는 교통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9% 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소비자 분석 업체 ‘쇼퍼 트랙’(ShopperTrak)‘은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추정 교통량이 1년 전보다 1% 가량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은 오히려 큰 폭으로 증가했다. 어도비 어낼리틱스는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온라인 쇼핑 판매는 123억 달러(약 13조9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6.4%나 증가했다.
WSJ는 그동안 온라인 쇼핑 참여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저소득층도 점차 아마존과 같은 전자상거래 업체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전했다. 시장 조사업체 포레스터에 따르면 가계소득 연 3만5000 달러 이하 계층의 온라인 쇼핑 이용률은 57%로 전체 평균(70%)보다 낮지만 점차 상승하는 추세다. 스마트폰이 모든 소득 계층으로 확산되면서 전자상거래가 보편적인 소비 방식으로 잡아잡았다.
오프라인 매장을 이용하는 소비자의 경우에도 온라인으로 거래한 뒤 상품을 찾으러 오는 경우가 많았다. 추수감사절과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동안 상점에 온 고객들이 온라인으로 상품을 주문한 경우는 전년 동기 대비 73%나 증가했다.
미국 고용시장이 호조를 보이면서 저소득층의 소득이 크게 늘어난 점도 소비심리를 살렸다. 소매업 부문 시간제근로자의 임금은 2분기 3.8% 증가해 전문 서비스 근로자(3.0%)의 증가폭을 앞질렀다.
그레그 포런 월마트 미국 대표는 “휘발유 가격이 떨어지고 일자리를 찾기 더 쉬워짐에 따라 저소득층 쇼핑객들이 더 자신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저소득층 소비자를 공략하려는 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아마존은 정부지원을 받는 저소득층에게 프라임 회원 자격을 저렴하게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월마트는 온라인 식료품점에서 정부가 저소득자들에게 제공하는 식료품 할인 구매권(food-stamp)을 받고 있다. 타깃과 월마트 등은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마진폭을 대폭 낮추고 있다.
이에 따라 26일부터 시작된 아마존의 할인 행사 ’사이버 먼데이‘가 흥행 기록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어도비 어낼리틱스는 추수감사절 연휴가 끝난 월요일(26일)에 이뤄지는 온라인 쇼핑을 가르키는 ’사이버 먼데이‘에 전년 대비 18% 증가한 78억 달러어치의 상품이 판매돼 신기록을 세울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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