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은 ‘북한의 해’가 될 거다. 지난 한 해 동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하룻밤 사이에 하층민이 대중음악 스타가 된 것에 비견할 만큼 입지가 달라졌다. 북한 지도자가 갑자기 어둠 속에서 뛰쳐나와 그 자신과 국가의 이미지를 절묘하게 변화시키고 있다.”
미국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국가이익센터(CNI) 해리 카지아니스 국방정책연구소장이 25일(현지 시간) 정치전문지 더힐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이렇게 주장했다. 카지아니스는 7월 폭스뉴스 기고문에서 “지금 미국이 할 수 있는 선택은 북한 핵시설을 공격하거나, 최대 압박 정책으로 회귀하거나, 북한을 핵무장국으로 인정하는 것뿐”이라고 밝힌 바 있는 강경 보수 성향의 외교안보 전문가다.
그는 이날 칼럼 서두에 “내가 이런 문장을 쓰게 될 거라고는 조금도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김 위원장의 가족에게는 (전쟁으로 인한) 수백만 명의 죽음과 북한 주민의 노예화에 대한 책임이 있지만, 요즘은 분명 그에게 좋은 시기다. 김 위원장은 ‘개인적 르네상스’라고 밖에는 달리 표현할 길 없는 호시절을 만끽하고 있다”고 썼다.
카지아니스 소장은 “연초 김 위원장의 연설을 접했을 때만 해도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며 “그는 자신의 핵 프로그램이 완성돼 미국 전역을 핵무기로 공격할 수 있게 됐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핵무기는 가동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같은 대북 공격도 없었다”고 했다.
그는 “매우 적절한 시기에 북한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긴장이 완화되기 시작했다”며 “평창 겨울올림픽의 성공을 기점으로 남북한 정상회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군사적 갈등에 대한 소식이 사라졌다”고 썼다.
카지아니스 소장은 “김 위원장이 올해보다 훨씬 더 좋은 내년을 맞을 것”이라며 “핵 실험을 계속 중단한다면 북한은 미국의 외교적 경제적 제재로부터 빠져나오게 될 거다. 김 위원장은 러시아 한국 중국 일본 미국 정상과의 만남을 앞두고 있으며, 어떤 종류의 대화도 핵전쟁 위협보다 낫다”고 썼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앞으로 몇 주 동안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북한이 핵전쟁 위협으로 회귀할지 아니면 완전한 데탕트(긴장완화)로 나아갈지가 결정될 것”이라며 “미국이 대북 제재 완화 없이 완전한 비핵화만 요구한다면 북한은 중국이나 러시아와의 관계에 집중하려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북한보다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나 압도적으로 강하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조건을 마련할 수 있는 힘도 미국에게 있다. 북한 쪽에서 이미 몇 번이나 넌지시 제안한 대로 종전 선언을 제안한다면 북한의 비핵화에서 눈에 띄는 진전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카지아니스 소장은 “2019년이 ‘김정은의 해’가 되는 것은 미국이나 국제사회에 나쁜 소식이 아니다. 고정관념의 틀에서 벗어난 유연하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한반도에 온전한 평화가 찾아들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글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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