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뉴스 보도…“성공적인 첫 순방 위해 국방부 압박”
“150억달러 규모 거래 보고…1100억 달러로 과장”
재러드 쿠슈너 미국 백악관 선임 보좌관이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무기 거래액을 1100억달러(약 124조3500억원)로 부풀리라고 국방부에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26일(현지시간) ABC뉴스는 미 행정부 관리 2명과 전직 백악관 관리 3명을 인용, 쿠슈너 보좌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사우디아라비아 첫 순방에서 동맹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대규모 무기계약이라는 ‘승리’를 주장하기 위해 사우디와의 무기 거래액을 과장하라고 압박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쿠슈너 보좌관은 2017년 5월 사우디와의 정상회담 전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우리는 가능한 많이 팔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도 미국과 사우디가 앞으로 10년간 대외 군사판매(foreign military sales)를 공동으로 추진하는 의향각서(MOI)를 체결했다고 밝히며 거래액 부풀리기에 동참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우디 순방 뒤, 사우디와 1100억달러 규모의 무기계약을 포함해 총 3800억달러 규모의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으며 여기에는 쿠슈너 보좌관이 중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한 익명의 관리는 쿠슈너 보좌관과 국무부 관리들은 어떻게 하면 무기 거래액을 더 크게 부풀릴 수 있을지 여러모로 검토했다면서 ‘왜냐하면 당국자들은 처음 쿠슈너에게 현실적으로 약 150억달러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고 말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당시 사우디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다른 시스템의 유지·관리에 관심이 있다는 점에 근거한 추산이었으나, 사드 판매는 아직까지도 이뤄지지 않았다.
ABC뉴스는 MOI에 앞으로 구매할 무기의 양과 유형 등 세부 정보가 포함돼있지 않았으며 어떤 것들은 ‘구매 시기와 양을 추후 결정한다’는 라벨이 붙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5페이지 분량의 ‘가능한 무기 판매’ 목록에는 미국과 사우디 양쪽에게 어떤 작업이나 계약을 수행하게 할 권한을 주지 않는다는 내용이 적혔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해당 목록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거의 제공하지 않았다.
국방부 한 관리는 매체에 “사우디 당국자가 관심을 표한 무기와 미 국방 분석가들이 사우디 정부에 필요하다고 표시한 장비들로 목록이 구성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태까지 이에 따른 추가 판매는 거의 성사되지 않았다.
국방부에 따르면 사우디는 여태까지 미국과 헬리콥터·탱크·선박·무기·훈련 등 약 145억달러 규모의 ‘제안 및 승인서’에 서명을 했다. 대다수 거래는 전임인 오바마 행정부에서 협상된 사항이나, 현 행정부는 ‘트럼프의 외교적 압박이 거래를 이행하는데 효과적이었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 및 무기 거래는 사우디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달 초 미 중앙정보국(CIA)은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살인을 지시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보고서를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왕세자가 살인을 명령했을 수도,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면서 빈 살만 왕세자가 이번 사건 배후로 밝혀진다고 하더라도 사우디를 제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란 부제가 붙은 성명에서 ”어떠한 경우라도 사우디 왕실과 우리는 이란과의 중요한 싸움에서 위대한 동맹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사우디를 버린다면 이건 끔찍한 실수가 될 것“이라며 사우디와의 무기 거래를 포기함으로써 미국 경제를 망가뜨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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