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美-사우디 동맹 비난은 국가안보에 큰 실수”

  • 뉴시스
  • 입력 2018년 11월 29일 10시 18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를 비하하는 것은 미국과 동맹국 국가안보 차원에선 큰 실수”라고 사우디를 두둔하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말 카슈끄지 살해사건과 관련해 사실상 사우디에 ‘면죄부’를 준 데 대한 미 의회와 언론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함이다.

폼페이오는 28일(현지시간) 미 국무부 블로그 기고문에서 위와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과 사우디의 동반관계를 재건하기 위한 트럼프 행정부의 노력은 워싱턴에선 인기가 없다”면서도 “(사우디) 왕국은 중동 안정을 위해 필요한 세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우디는 이라크의 위태로운 민주주의를 보호하고, 이라크가 이란이 아닌 서방의 이익과 묶이도록 하기 위해 일하고 있다”며 “(사우디 수도) 리야드는 시리아 내전으로 인해 발생한 난민들을 관리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했다.

폼페이오는 또 “사우디는 미국이 주도하는 이슬람국가(IS) 등 테러단체와의 싸움에 수백만 달러를 기부했다”며 “사우디의 석유 생산과 경제적 안정은 지역의 번영과 글로벌 에너지안보의 핵심”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사우디 정책을 때리기 위해 카슈끄지 살해 사건을 이용하는 사람들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추진한 이란과의 화해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같은 사람들이라는 게 과연 우연의 일치인가”라고 발언, 현재의 비판 여론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는 아울러 이란에 대해 “미국인 수백명을 포함해 전세계적으로 수천명을 살해했고 자국민들을 짐승 취급했다”고 비난, 오바마 전 대통령의 대(對)이란 정책 역시 인권 측면에서 현 트럼프 행정부의 대사우디 정책과 다를 게 없다는 논리를 폈다.

그는 또 카슈끄지 살해를 지시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관련해 “살만이 왕세자로서 한 첫번째 행동은 지난 2015년 후티 반군이 권력을 잡았던 예멘에서 이란의 영향력을 뿌리 뽑으려는 노력이었다”고 했다.

폼페이오는 아울러 “미국-사우디 동맹 포기 또는 격하는 리야드(사우디 수도)의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온 자유의 가치를 위해 (사우디에서도)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 왕세자는 여성의 운전·스포츠행사 참여부터 이슬람 종교경찰의 온건화까지 사우디를 개혁적 방향으로 변화시켰다”고 했다.

그는 “미국의 가치와 모순되는 카슈끄지 살해 사건을 용납하는 게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응 조치를 했다”며 카슈끄지 살해 연루자들에 대한 비자 취소 등 조치를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는 카슈끄지 살해 사건에 대한 더 많은 사실이 드러나면 추가 조치를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아울러 진 커크패트릭 전 유엔 대사의 1979년 에세이를 인용, “진보주의적 관념론은 마조히즘(피학적 성향)적이거나 자유 및 국익 수호와 대립할 필요가 없다”며 “오늘날 트럼프 대통령의 실용적이고 정확한 미국-사우디 관계를 비판하는 이들에게 얼마나 적절한 말인가”라고 꼬집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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