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국경장벽 예산안을 확보하기 위해 공화당이 제시한 새로운 제안을 거부해 ‘셧다운’(미 연방정부 부분 폐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장벽 건설에 필요하다고 밝힌 50억 달러(약 5조6100억 원)의 예산을 2019년 25억 달러, 2020년 25억 달러로 두 차례 나눠 집행하는 새로운 안을 민주당에 제안했다.
미 의회는 지난 9월 말 국경장벽 문제로 2019회계연도 예산안(2018년 10월1일~2019년 9월30일) 처리에 실패한 뒤 다음달 7일까지 연방정부가 사용할 임시 예산안을 편성해놓은 상태다.
그러나 민주당은 국경장벽 예산을 2년에 걸쳐 집행하는 것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원 세출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니타 로위(뉴욕) 하원의원은 “몇 년에 걸쳐 관련 예산을 집행할지 관계 없이 국경장벽에 50억 달러의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지나친 낭비다”라고 말했다.
이어 로위 하원의원은 “우리 국경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협상에 나설 의사는 있지만 공화당을 위해 고안된 장벽에 세금을 낭비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원 민주당 의원들의 반응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고 WP는 전했다.
상원 세출위원회 부위원장인 패트릭 레이히(민주·버먼트) 상원의원은 “그(트럼프 대통령)는 납세자들에게 돈을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또 납세자들이 부담할 필요가 없고 멕시코가 돈을 지불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필요안 예산이 확보되지 않으면 연방정부를 폐쇄할 것이라고 위협했다”라고 말했다.
레이히 상원의원은 “그의 주장을 신뢰하기 어렵다”라고 비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장벽 설치를 위한 50억 달러의 예산이 의회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셧다운에 나설 것이라고 다시 한번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의회가 국경장벽 설치를 위한 50억 달러 예산안을 반드시 반영해서 나에게 보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예산안에 대한 서명을 거부해 연방정부 셧다운이 초래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토안보부(DHS)를 포함한 일부 부처 예산은 7일 자정 만료된다. 미 의회와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자정 이전에 예산안에 합의해야 한다.
미 국방부를 비롯해 연방정부 기관의 75%는 내년 9월까지 예산을 확보한 상태로 연방정부가 부분 폐쇄되더라도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수천명의 연방 공무원들이 급여를 받지 못하고 일부 기능이 마비될 수 있다.
올해 초 상원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은 국경장벽 건설을 위해 2019년 예산안에 16억 달러의 국경장벽 예산을 포함시키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11·6 중간선거 이후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한 상태에서 민주당은 국경장벽에 50억 달러의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백악관은 척 슈머(뉴욕)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협상에 소극적이라며 비판을 가했다.
메건 버리스 백악관 대변인은 “슈머에 의한 또 한번의 셧다운에 그 누구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위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행정부와 협력하기보다 수백만명에게 피해를 주는 연방정부 폐쇄를 바라는 것 같다”고 밝혔다.
반면 슈머 원내대표는 올해 초 상원에서 국경장벽 예산에 16억 달러를 배정하기로 양당이 합의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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