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중국 검색엔진 프로젝트인 ‘드래곤 플라이트’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보안과 사생활 보호 문제를 제기한 담당자들을 논의에서 배제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직원들은 구글의 중국 검색 엔진 계획이 인권 침해 우려를 안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파업 등 집단 행동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인터넷 매체 더인터셉트는 29일(현지시간) 2017년 2월 캘리포니아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열린 첫번째 드래곤 플라이트 그룹 회의 이후 현재까지 프로젝트 진행 상황에 사항에 대해 보도했다.
첫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회사 고위 관계자들이 검색 시스템의 인프라를 베이징과 상하이에 데이터센터를 두고 있는 중국측 파트너 업체에게 맡기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중국에 검색 시스템의 핵심 인프라를 두는 것은 중국 정부가 시민운동가, 언론인, 정치적 반대자 등의 검색 기록에 쉽게 접근할 수 있음을 뜻한다.
14년간 구글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퇴사한 요나탄 정거 전 수석 엔지니어는 드래곤 플라이트 프로젝트 초기 논의에 참여했던 인물 중 한명이다. 그는 사측에 중국인들이 금지된 정보를 찾기 위해 구글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지면 심문이나 구금의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스콧 보몬트 구글 중국 총괄은 이런 우려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고 복수의 내부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후 보몬트와 다른 임원들은 회사의 보안과 사생활보호 팀 구성원들을 주요 회의에서 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직원은 “그들은 드래곤플라이트에 대한 정보가 밖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고자 했다”며 “그들의 가장 큰 우려는 내부 반대가 사업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더인터셉트가 지난 8월 구글의 중국 검색엔진 계획을 보도한 이후 내부 반발 여론은 거세지고 있다. 현재까지 528명의 구글 직원들이 중국 진출 계획 철회를 요구하는 공개 서한에 서명했다.
CNBC는 일부 구글 직원들이 파업 또는 사임을 결정한 직원들을 위한 ‘파업 기금’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고 29일 보도했다.
구글의 엔지니어이자 노동자 권리 운동가인 리즈 퐁 존스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파업 기금에 10만 달러를 기부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까지 직원 19명과 전직 직원 2명이 3시간 동안 11만5000 달러의 기부를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퐁 존스는 구글이 직원 대표를 이사회 구성원으로 임명하라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사임하겠다고 밝힌 인물이다.
앞서 구글 직원들은 지난 1일 최근 발생한 사내 성폭력 사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파업에 돌입한 바 있다.
구글은 보안·사생활 보호 관련 직원을 배제하고 중국 검색엔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부인했다. 구글 대변인은 이날 CNBC에 “이것은 탐구적인 프로젝트이며 우리가 시작할 지 여부에 대해서는 어떤 결정도 나지 않았다”며 “구글의 사생활 문제 검토는 협상 가능한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그 과정을 절대 축소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