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은 29일(현지시간) 2017년 홍역 발생 건수가 전년 동기에 비해 3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부유한 유럽 국가인 독일 등에서의 발병률이 급증했다고 AFP는 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적으로 홍역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다만 홍역 발병률이 높아진 데는 지역마다 다른 이유가 있다면서, 각국 정부에 세심한 관찰을 촉구했다.
유럽에서는 백신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확산된 것이 홍역 환자가 늘어난 주된 이유로 꼽혔다. 마틴 프리드 WHO 백신 담당자는 “증거도 없이 백신을 비난하는 가짜 전문가들이 아동들의 부모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에서는 홍역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시킨다는 주장이 신뢰를 얻으며 백신 접종률이 낮아지고 있다. ‘안티백신’ 운동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이와 같은 주장을 퍼트리고 있다.
라틴 아메리카의 경우 베네수엘라의 건강보험 시스템이 무너진 것이 문제가 됐다. 국제 백신 동맹기구인 ‘GAVI(the Vaccine Alliance)’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경제·정치적 위기로 인해 막대한 인플레이션을 겪었다. 병원의 백신 비축분도 줄어들었다.
프리드는 “홍역 발병률이 증가한 것보다 전례 없던 국가에서 새롭게 홍역이 퍼지고 있다는 점이 더 걱정된다”고 밝히며 “이는 세계 보건의 실질적인 퇴보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독일, 러시아, 베네수엘라 등은 1년 동안 홍역 발병자가 없는 국가에게 부여되는 ‘홍역안심국가’ 증명서를 반납했다.
WHO는 “우리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을 갖고 있다”며 “이는 이해가 어려운 과학이 아니다.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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