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평화분위기가 고조되면서 60년 넘게 인간의 접근이 차단돼 아시아 흑곰, 스라소니, 사향노루, 두루미, 담비 등 야생동물들이 번성한 비무장지대(DMZ)의 보호가 환경보호주의자들의 큰 걱정거리가 됐다고 미 월스리트저널(WSJ)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에서 남북한 경제 통합 구상을 밝히면서 DMZ를 ‘평화지대’로 바꿔나가면서 전인미답의 DMZ 지역에 도로를 놓고 철도를 건설하는 등의 개발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남북은 지난 9월 DMZ 북측지역에 연락사무소를 개설했으며, 10월에는 강원도 지역 DMZ 내에서 한국전쟁 전사자 유해발굴을 위해 땅을 파헤쳤다.
이같은 개발로 DMZ에서 철새, 희귀 식물과 동물, 곤충을 연구해온 생태학자들이 긴장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WSJ는 “비무장지대에 공장을 짓고 도로를 내는 것은 알프스와 몽마르트 복판에 공장을 짓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김성호 DMZ 생태연구소장이 말한 것을 인용했다. 또 서재철 녹색연합 위원은 “상징적 사업을 벌이는 것도 좋지만 철도를 놓으면 생태계를 완전히 파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 당국자들은 DMZ의 과도한 개발을 억제하는 제도적 장치들이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한국 산림청은 DMZ 인근 지역 국유지 상당 부분을 보존지역으로 지정했다는 것이다. 또 산림청 박현재 대변인은 DMZ를 통과하는 남북한 사이의 철도는 이미 깔려있는 노선을 되살리는 것이며 추가로 철도를 건설할 계획은 없다고 말한 것으로 WSJ는 전했다.
WSJ는 그러나 ‘한국의 조류’ 앱을 운영하는 니얼 무어스는 DMZ 보존을 북한 지역 생태계 보존의 모델로 삼을 것을 제안했으며 “콘크리트가 대거 들어서면 조류 서식지가 대거 파괴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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