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50년전 스코틀랜드 女유골은 남유럽 이주민…인구 이동 드러나

  • 뉴시스
  • 입력 2018년 12월 4일 15시 02분


 스코틀랜드에서 1987년 유골의 형태로 발견된 청동기 시대 여성이 유럽 남부에서 북부로 이주한 이민자 출신이라는 사실이 DNA를 분석한 결과 밝혀졌다고 CNN이 3일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마야 훌 연구원은 ‘에이바’라고 이름 지어진 이 청동기 시대 여성이 최소 4250년 전에 사망했으며, 검은 머리와 갈색 눈을 가진 오늘날 남부 유럽인들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에이바는 1987년 스코틀랜드 동북부에 위치한 케이스네스에서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붉은색 머리와 푸른 눈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훌 연구원은 “(DNA 분석을 통해) 우리는 이 여성에 대해 꽤 놀라운 몇 가지 사실을 발견했다”며, 당시 스코틀랜드에 거주하던 대부분의 사람들과 에이바의 유전자 정보가 일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에이바가 태어나기 몇 세대 전 유럽 본토에서 스코틀랜드 지역으로 대규모 이주가 있었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이번 연구에 공동참여한 영국 자연사 박물관 톰 부스 연구원은 “영국에서 발견된 선사시대 유골들의 DNA는 기원전 2500년 경 유럽 본토에서 (영국의 섬으로) 대규모 이주가 있었고 이들 이민자들이 영국 지역에 있던 토착민들에게 흡수되었다는 우리의 기존 연구를 뒷받침 한다”고 말했다.

훌 연구원은 에이바가 기반암을 깎아서 만든 보기 드문 형태의 무덤에서 발견됐으며 이 정도의 무덤을 만들려면 성인 2명이 이틀 동안 일해야 한다고 소개했다, 고고학자들은 이런 형태의 무덤은 스코틀랜드에서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는 것은 작은 규모의 소수민족이 이 지역에 살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유전자를 분석한 미국 하버드 의과 대학과 런던에 위치한 영국 자연사 박물관 소속 과학자들은 에이바가 어린 시절 병을 앓기도 했지만 이후에는 건강한 삶을 살았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에이바가 기존에 알려져 있었던 것보다 조금 이른 초기 청동기 시대에 살았으며, 18-25세에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부스 연구원은 “에이바의 복원 작업이 그저 뼈 조각과 유전자, 유물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는 이야기에 인간성을 부여했다”고 평가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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