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편집 아기’ 논란 中 과학자 허젠쿠이, 일주일 넘게 행방 묘연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4일 18시 10분


“캠퍼스에 연금돼 당국 조사 받는 중” 의혹도
WHO “유전자 편집 가이드라인 만들 것”


세계 최초로 유전자를 편집한 아기의 출생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중국 과학자의 행방이 묘연하다. 3일(현지 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과학자 허젠쿠이(賀建奎)는 지난달 26일 홍콩에서 열린 국제 유전자 편집 학회를 마지막으로 공개적인 자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그는 학회에서 “유전자 편집 기술로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에 면역력을 갖도록 유전자를 편집한 쌍둥이 여자 아기가 태어났다”고 주장했다.

허젠쿠이가 있을 것으로 짐작되는 곳은 그가 부교수로 재직하던 선전의 난팡(南方)과학기술대학. 허젠쿠이가 이 대학 총장의 호출로 불려간 뒤 캠퍼스에서 연금을 당한 채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난팡과기대 측은 “그 누구의 정보도 정확하지 않다”며 “우리는 현재 어떤 질문에도 답할 수 없다. 우리가 무언가를 알게 되면 공식 채널을 통해 알리겠다”고 밝혔다. 현재 이 학교의 주변은 보안요원으로 둘러 싸여 있는 상태다.

이 사태와 관련해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광둥(廣東)성 위생건강위원회에 실태 조사를 지시한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도 유전자 편집과 관련한 가이드라인 구축에 나섰다. AFP에 따르면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그것(유전자 편집)은 명확한 가이드라인 없이 수행될 수 없다”며 “WHO는 전문가들을 모아 윤리적, 사회적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기준과 가이드라인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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