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정한 세계 장애인의 날인 3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뉴욕 맨해튼 유엔 주재 한국 대표부 건물 1층. 임시로 마련된 무대에선 은은한 아리랑 선율이 흘러 나왔다. 한국에서 온 20,30대 발달장애인 청년 7명 등 10명의 클라리넷 연주자들로 구성된 ‘드림위드 앙상블’(음악감독 고대인)이 무대에 올라 유엔 외교관과 교민 등 80여 명의 참석자들에게 아리랑과 팝송 등을 섞어 아름다운 음악 선물을 했다.
드림위드 앙상블은 국내 최초로 발달 장애인들로 구성된 클라리넷 앙상블. 이날 5개 중견국 협의체인 ‘믹타(MIKTA·멕시코 인도네시아 한국 터키 호주)가 마련한 세계 장애인의 날 공식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첫 해외 공연에 나섰다. 프로 연주자 못지않은, 발달 장애 청년들의 연주가 끝나자 참석자들은 큰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조태열 유엔 주재 대사는 발달장애 청년들을 일일이 포옹하며 격려했다. 박철주 유엔 주재 차석 대사는 “참석자들이 장애를 딛고 예술적 잠재력과 음악을 통한 재활 가능성을 보여준 청년들로부터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사회적 기업인 드림위드 앙상블은 발달 장애인의 일자리를 마련하고 예술 잠재력과 재활을 돕기 위해 설립됐다. 국내에서 연간 70회 이상의 연주를 하며 실력을 키웠다. 9월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발달장애인 평생케어 종합대책‘ 발표회에서 문재인 대통령 앞에서 연주하기도 했다.
이번 6일 간의 뉴욕 방문은 6회 이상의 초청 공연과 공식 행사를 소화해야 하는 강행군이다. 특히 뉴욕교육청(NYCDOE) 초청으로 뉴욕 시 5개 국공립학교에서 연주회를 열고 1000여 명의 미국 청소년들을 만나는 뜻 깊은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4일엔 뉴욕의 명문 음악학교인 줄리어드 음악원을 방문하고 베얼리 뉴진트 부학장 겸 실내악 학장으로부터 30분간 멘터링도 받았다. 5일엔 유엔국제학교(UNIS)에서 연주회도 열고 세계 청소년들을 만났다.
드림위드 앙상블 뉴욕 공연을 기획한 박준식 제이삭뉴욕 대표 연출가는 “뉴욕의 교육계와 음악계 관계자들이 드림위드 앙상블의 공연에 큰 관심을 보이며 ’함께 프로젝트를 해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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