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90일간의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는 관세맨(Tariff Man)”이라며 중국을 다시 압박하기 시작했다. 중국 측에 관세 폭탄과 협상 데드라인을 상기시키며 시간 끌기 대신 ‘진짜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 시간) 오전 트위터에 “중국과의 협상은 이미 시작됐다. 연장되지 않는다면 협상은 아르헨티나에서 시 주석과 멋지고 따뜻한 만찬을 함께한 날로부터 90일 후 끝날 것”이라고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밥(로버트) 라이트하이저(미국 무역대표부 대표)가 중국과 진짜 협상(real deal)이 실제로 가능할지 보기 위해 스티븐 므누신(재무장관), 래리 커들로(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윌버 로스(상무장관), 피터 나바로(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와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미국) 농산품과 더 많은 것을 즉각 구매하기로 돼 있다”며 “시 주석과 나는 이 협상이 타결되길 원하며 아마 그렇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만약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기억하라. 나는 관세맨(Tariff Man)이다”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부터 90일간 진행될 미중 협상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는 동시에 협상의 데드라인과 협상 실패에 따른 피해를 상기시키며 중국 측에 즉각적이고 성의 있는 협상을 압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미중 무역협상의 불확실성과 경기 둔화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나스닥 지수가 모두 3% 넘게 급락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무역에 대해 트윗을 날린 뒤 주식시장이 무너졌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에도 트위터에 “우리는 중국과 ‘진짜 합의’를 하거나 아니면 아무런 합의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합의가 불발되면) 중국산 수입품에 심각한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재차 경고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궁극적으로 현재 또는 미래에 협상을 타결할 것”이라며 “중국은 관세를 원하지 않는다”고 글을 올렸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중국 압박에 나섰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 최고경영자 카운슬에 참석해 “미국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한 제품과 서비스의 미국 내 수입을 금지하는 법안이 필요하다”며 중국을 겨냥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폴크스바겐, 다임러, BMW 등 독일 자동차 3사 경영진을 백악관으로 불러 미국 내 투자와 생산 확대를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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