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노란조끼 함성에 놀라 ‘뒤로 숨은’ 마크롱

  • 뉴스1
  • 입력 2018년 12월 6일 08시 33분


대변인 통해 대국민담화문 발표…“단결 호소”
여론조사 “정부 조치 시위대 요구 충족 못시켜”

유류세 인상 반대를 넘어 반정부 시위로 번진 ‘노란조끼’(yellow vest) 시위에 대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나흘째 침묵을 지켰다. 극심한 혼란에 직면해 의회에 단결을 호소했으나 이는 정부 대변인을 통한 발표였다.

벤자맹 그리보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국무회의가 끝난 뒤 마크롱 대통령이 “각 정파 정당과 노조, 재계 지도자들에게 질서를 되찾자고 호소해달라고 촉구했다”고 전했다.

그리보 대변인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가 겪고 있는 순간은 정치적 반대가 아닌 공화국에 대한 지지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일부 세력이 오로지 공화국을 공격한다는 목표에 골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마크롱은 폭력시위를 방조하는 세력의 기회주의와 침묵을 규탄하고 정부 당국자들에게 책임감 있게 국정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대변인을 통해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한 것은 지난 1일 ‘노란조끼’ 집회가 폭력사태로 번진 지 나흘만이다. 당시 시위대는 샹젤리제 거리에서 돌을 던져 상점 창문을 깨고 차량 200대를 불 태웠다. 개선문 내부에 세워진 마리안상의 얼굴 한 쪽도 파괴됐다. 이날 시위로 4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다쳤다.

지난달 17일부터 3주간 이어진 이번 시위는 68혁명 이후 50년만에 최악의 반정부 시위로 평가되고 있다.

‘노란조끼’ 시위대들은 부유세 축소를 위해 서민과 중산층을 겨냥한 유류세 조치를 단행했다고 비판한다. 4일 시위에 참석한 시민들은 “마크롱은 스스로를 신이라고 생각한다” “혼자 중세시대 왕으로 살고 있다”며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정치 통신 전문가인 필립 모로-쉐보레는 AFP에 “임기 초기 개혁에 착수하기 위해 택했던 나폴레옹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5일 발표된 엘라베 여론조사에 따르면 프랑스 국민 78%는 ‘마크롱 정부의 조치가 시위대의 요구를 충족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트럭 운전사를 중심으로 시작됐던 노란조끼 시위는 농민과 학생들에게까지 확산될 조짐이다. 프랑스 주요 농민단체인 농민연합은 다음 주 파리로 몰려와 매일 시위를 벌이겠다고 밝혔고, 학생들은 마크롱 정부의 대학 입학 요건 변경에 반발해 전국의 수십 개 학교를 봉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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