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英도 소프트뱅크 통신장애로 혼란…에릭슨 SW 문제

  • 뉴시스
  • 입력 2018년 12월 7일 10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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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대형 통신사인 소프트뱅크가 6일 반나절 넘도록 통신장애를 일으키면서 구급차 호출이 늦어지고 통화를 하기 위해 공중전화에 이용자들이 몰리는 등 큰 혼란이 초래됐다.

7일 지지통신,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전날 오후 1시 39분쯤부터 전국적으로 통신장애가 발생하면서 통화와 데이터통신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소프트뱅크의 저가 핸드폰인 와이(Y)모바일은 물론 회선을 빌려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라인(LINE)모바일, 유(U)모바일 등도 연결되지 않았으며 소프트뱅크와 제휴한 SK텔레콤 등 한국 핸드폰의 로밍서비스도 제공되지 않았다.

소프트뱅크와 와이모바일 가입자 수만 일본 전역에 4000만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뱅크는 통신장애가 발생한 지 약 약 5시간 뒤인 오후 6시 4시쯤 ‘완전히 복구했다’고 발표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통화가 잘 되지 않는 등 이용자들의 불편은 오후 늦게까지 이어졌다. 소프트뱅크는 자사가 사용하고 있는 스웨덴의 대형 통신기기 회사인 ‘에릭슨’의 소프트웨어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통신장애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에릭슨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영국의 대형 통신사 ‘O2’ 등 해외 10개국에서도 통신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갑작스런 통신장애로 일본은 반나절 넘게 불편을 겪었다. 경찰 및 구급차 호출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도쿄(東京)소방청은 트위터 등을 통해 긴급시 타사 핸드폰이나 유선전화로 연락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나리타(成田)국제공항에서는 소프트뱅크 회선을 사용해 탑승권의 바코드를 확인해왔던 저가항공 제트스타이 일일이 탑승권을 확인하면서 항공기 출발이 최대 1시간가량 늦어지기도 했다.

소프트뱅크 대리점에는 복구 상황을 묻거나 무료 와이파이(WiFi)를 이용하려는 손님들로 몰렸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도쿄역의 한 대리점을 방문한 미야자키(宮崎)현 출신의 한 남성은 “거래처와 연락이 잘 되지 않는다”며 “계약이 잘 성사되지 않을까 걱정”이라면서 초조해하기도 했다.

불통인 핸드폰 대신 전화를 걸려는 사람들로 인해 도쿄 시내 공중전화 앞에는 줄이 길게 늘어서있기도 했다. 친구와 식사할 예정이었다는 회사원 출신의 한 남성은 “공중전화로 전화를 걸었지만 상대방도 소프트뱅크라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약속 장소를 정하지 않았는데 큰일”이라며 당황해했다.

통신장애로 인한 불편은 콘서트현장에도 미쳤다. 전날 나고야(名古屋)시에서 열린 록밴드 ‘GLAY’의 공연에서는 QR코드의 입장을 급하게 취소했다. 사가와(佐川)택배 등 소프트뱅크를 사용하는 택배회사 등에서도 고객들의 택배 신청 및 재배달 요청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급하게 안내문을 고지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일본 총무성은 소프트뱅크의 통신장애를 ‘중대 사고’라고 판단해 소프트뱅크에 사고 설명 및 재발 방지 대책 등을 30일 이내에 보고하도록 요구할 방침이다.

소프트뱅크는 이달 19일 상장을 앞두고 있어 타격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뱅크그룹(SBG)은 인공지능(AI)이나 로봇 등 미래 사업 투자에 전념하기로 하면서 소프트뱅크를 독립시켜 국내 통신 사업에 집중하게 하기로 결정했다. 통신 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이익 창출을 도모해 미래 사업에 더욱 공격적인 투자를 하겠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상장 직전 통신장애로 인해 통신사로서의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만큼 SBG의 장기전략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뱅크는 2006년 영국 보다폰의 일본 사업을 매수하면서 일본 통신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초 통화품질이 떨어진다는 혹평이 많았지만 기지국 증강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면서 일본 휴대전화 시장 점유율 25%를 차지하는 등 대형 통신사로 성장했다.

【도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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